김무성·반기문 빠지고...바른정당 이대로 가라앉나?
바른정당 6주째 지지율 답보 상태 "답답해"
의원들 "대선 전략보다 창당 초심 기억해야"
바른정당 6주째 지지율 답보 상태 "답답해"
의원들 "대선 전략보다 창당 초심 기억해야"
'정당 지지율 6주째 하락' '정의당에 밀린 5위'
바른정당은 이대로 가라앉을 것인가. '새로운 보수'라는 엔진을 달고 출범한 바른정당 동력이 꺼져가는 모양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당을 띄울 유력 인사가 사라지면서 당을 흥행시킬 대선 해법이 우선인지, 아니면 당 존재의미 재고(再考)가 선행돼야 하는지 근본적인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최근 바른정당 안팎에서는 "이대로는 정말 안 되겠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심심찮게 나온다. 반 전 총장이 창당대회를 기점으로 출마 선언을 했더라면 당의 부상은 물론 대선까지 존재감을 유지할 수 있었을 거라는 것. 여기에 '외연 확장'문제도 저절로 해결됐을 거라는 분석이다.
'보수 후보 단일화' 논란이 당내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현재 5~6%의 저조한 당 지지율을 보이는 바른정당에선 대선 주자가 아무리 열심히 뛰어도 당 지지율을 넘어서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단일화' 이슈를 던진 유승민 의원도 당 자체가 흥행을 유도하지 못하는 현 상황에서 보수층이라도 결집해야 한다는 계산이 깔려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단일화 범위'를 놓고 유승민 의원과 김무성 의원 간 미묘한 입장차가 존재하고 이 부분은 당내에서도 "당 정체성을 흔들지 않는 범위 내"라는 단서가 붙은 상태로 지속적으로 논의 중이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8일 자신의 '대선 불출마 번복 불가'를 이야기하며 유 의원의 "새누리당을 나와 분당해서 바른정당을 창당할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보수 후보 단일화론을 비판했다. 유 의원은 다음 날 "국민의당이든 민주당이든 정의당이든 다 연정을 주장하면서 새누리당은 연정 대상도 아니고 후보 단일화 대상도 아니라고 하는 것은 보수 후보 단일화보다 더 무원칙이 아니냐"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한편 해당 논란을 지켜보는 바른정당 의원들의 심경은 착잡하다. 지지율 5% 이하의 대선 주자들을 띄우자니 갈 길이 멀고 이미 불출마 선언을 한 김 의원의 재등판론을 부추기는 것도 흥행에 큰 효과가 없을 거라는 판단에서다.
이에 대해 바른정당의 한 중진 의원은 "우리가 왜 바른정당을 창당했는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질문을 던졌다. 그는 "우리가 '진짜 보수'를 말하지만 이게 좌, 우의 진영 논리가 아니라는 걸 다시 깨달아야 한다"며 "우리는 사실 대선 흥행을 목적으로 새누리당을 나와 바른정당을 창당한 게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하는 게 근본 목적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수 후보 단일화 이야기는 유 의원이 새누리당 쪽을 바라보고 이야기하는 것 같으니까 김 의원이 제동을 건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새누리당을 나왔는데 다시 그쪽과 손잡는 모양새는 아니지 않냐"고 되물으며 "자꾸 오해가 깊어지기 전에 뭔가 대책이 나와야 할 텐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또 다른 바른정당 의원은 바른정당의 낮은 지지율 등에 대해 "답이 없는 상황이다"라고 분석하면서 "이렇게 된 이상 지더라도 명분 있게 져야 한다"며 "일단, 박 대통령이 탄핵돼야 우리 당 명분이 산다. 우리 당 운명은 그 이후에 논할 수밖에 없다"고 사실상 창당 초심(初心)으로 돌아가서 당의 전략 등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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