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덩치키우기 한창…1년 새 자본 7조↑
삼성생명 4조4000억·삼성화재 9000억·한화생명 6000억 늘어
부채 급증 '명약관화'…새 회계기준 도입 앞두고 대비 분주
국내 대형 보험사들이 자본 확충에 한창이다. 12개 상장 보험사들은 1년 사이에만 7조원에 달하는 자본을 쌓으면서 미래의 위기에 대응하는 분위기다.
지금보다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미는 새 회계기준 도입이 점점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맷집을 키우는데 주력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식시장에 상장된 12개 보험사의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액(연결기준)은 57조9784억원으로 전년 말(51조306억원) 대비 13.6%(6조9478억원) 증가했다.
국내 최대 보험사인 삼성생명의 자본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삼성생명의 자본은 23조7217억원에서 28조997억원으로 같은 기간(23조7217억원) 대비 18.5%(4조3780억원) 증가했다.
손해보험업계 1위 보험사인 삼성화재의 자본도 10조853억원에서 11조97억원으로 9.2%(9244억원) 늘며 1조원 가까이 불었고, 한화생명의 자본 역시 8조6428억원에서 9조2264억원으로 6.8%(5836억원) 증가했다.
이밖에 대형 손보사들도 자본을 3000억원 넘게 불렸다. 동부화재의 자본은 3조9669억원에서 4조3469억원으로, 현대해상은 2조5027억원에서 2조8482억원으로, KB손해보험은 2조1112억원에서 2조4475억원으로 각각 9.6%(3800억원), 13.8%(3455억원), 15.9%(3363억원) 늘었다.
보험사들이 이 같은 흐름은 2021년 도입을 앞두고 있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한 대비로 해석된다.
IFRS17이 보험사에게 껄끄러운 이유는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과거 고금리로 팔았던 상품은 현 저금리 상태에서도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이자가 여전히 높은데, IFRS17은 이 차이를 고스란히 부채로 인식한다. 이렇게 되면 보험금 지급 여력 등 유동성이 갑자기 악화될 수 있는 탓에, 보험사들의 자본 확충 필요성은 점점 커지고 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새 회계기준이 도입되면 생보사들은 지금과 다르게 시장금리 수준에 맞춰 책임준비금을 매년 재평가해야 하고, 고금리 상품 판매로 인한 손실을 한꺼번에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보험사의 부채가 급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를 대비해 자본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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