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잃은 보수층, 홍준표로 향할까?
황교안 지지율 꺾여…"대체제 될 듯"
'한국판 트럼프' 농후…보수권 단일후보 목표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보수진영의 유력 대권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야권 대세론 속에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는 대권주자들을 만들지 못하는 데 이어 홍 지사가 최근 열린 2심 판결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까지 보수진영 유력 대권주자로 거론됐던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의 지지율도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홍 지사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20일 정계에 따르면 홍 지사에 대한 보수층의 관심이 높아졌다고 입을 모은다. 보수진영에서 그나마 기대를 걸었던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이 두자릿수에서 한자릿수로 떨어지는 등 하락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이달 셋째주(14∼16일 조사) 한국갤럽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은 전주대비 2%p 하락한 9%로 나타났다.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서도 황 권한대행은 전주대비 0.5%p 내려앉은 14.8%를 기록했다. 몇 주째 이어오던 상승세가 꺾인 것이다.
황 권한대행이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않는 NCND(Neither Confirm Nor Deny) 전략을 이어가면서 지지자를 지치게 했다는 풀이가 나온다. 또 정치권 일각에서는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황 권한대행의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소집이 늦었다는 점도 보수층 지지율 하락에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이 떨어지자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부터 재판과정에 있어 당원권 정지가 됐던 홍 지사의 복권을 요구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대권주자인 원유철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당은 홍 지사를 즉각 복권시켜야 한다”며 “정치적 소탐대실의 누를 범하는 어리석은 결정이 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진석 전 원내대표도 원 의원의 글에 댓글을 통해 “당원권 정지 상태인 만큼 주저말고 이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본다”고 뜻을 같이했다.
바른정당도 홍 지사에게 구애를 보내고 있다. 최근 바른정당 대선기획단장으로 임명된 김용태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홍 지사에 대해‘바른정당과 가까운 분’이라면서 관심을 표명했다. 대권주자인 유승민 의원도 지난 16일 홍 지사의 입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것은 잘 모르겠지만 오시겠다고 하면 환영”이라며 수용 입장을 밝혔다.
바른정당의 구애에도 홍 지사는 자유한국당 당적을 옮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홍 지사는 지난 16일 2심 무죄 선고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유한국당이 보수의 본류'라며 탈당 가능성을 일축했다.
홍 지사 측 핵심 관계자도 “(홍 지사는) 자유한국당 잔류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만약 홍 지사가 대선에 출마하게 되면 바른정당과 후보단일화에 나서 최종적으로 보수권 단일후보를 목표로 할 것”이라고 전했다.
홍 지사의 대선출마 선언 시기는 당원권 복권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반기문·황교안으로 이어졌던 보수층의 지지가 홍 지사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며 “보수층 입장에서는 홍 지사의 직설적 발언이 ‘사이다’처럼 느껴져 ‘보수진영 이재명’·‘한국판 트럼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홍 지사의 직설화법이 주 지지층인 보수층은 흡수할 수 있어도 확장성은 떨어질 것”이라며 “출마시기는 탄핵심판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