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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김종인·유승민 '재벌개혁' 공감대…"함께 바른경제 했으면"


입력 2017.02.28 17:14 수정 2017.02.28 17:43        손현진 기자

김종인 "재벌 농단으로 대통령 탄핵 이르게 돼…국회 노력은 한심한 수준"

유승민 "정운찬, 늘 경제 걱정해…바른정당 와서 같이 바른경제 했으면"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와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한국경제의 길을 묻다-김종인이 묻고 정운찬, 유승민이 답한다' 토론회에서 함께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과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은 28일 경제 현안에 대한 긴급 토론회를 열고 경제 위기를 극복하려면 '재벌 개혁'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경제학자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이들은 이날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긴급 토론-한국경제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는 정 위원장이 제안하고 유 의원이 동의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비대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모두발언에 앞서 "탄핵 정국과 맞물려 모든 것이 다 정치 이슈에 몰두하고 있는데 대한민국 경제가 정상적으로 굴러가고 있는지, 국민 삶 속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노력해야할 시기다"라고 밝혔다.

이날 3인은 한국 경제가 위기를 극복하려면 '재벌 개혁'을 우선에 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88년 소위 정치민주화 이후 6번 대통령을 뽑았는데 거의 다 재벌에 의해 농단을 당한 대통령이라고 감히 얘기한다"면서 "재벌 농단 사태로 인해 대통령 탄핵에 이르게 됐는데, 과연 국회가 이같은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데 어떤 노력을 했나. 한심한 수준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유 의원은 "김 전 비대위원장의 '재벌로부터 자유로운 대통령 없었다'는 말에 100% 공감한다"면서 "경제권력이 정치권력에 영향을 미치고 심지어 언론에도 영향을 미치는 그런 사회에선 민주주의 시장경제가 제대로 발전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재벌 총수와 경영진, 그 일가들의 가석방과 사면·복권도 과거 수십년간 우리 정치권력이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라는 논리로 허용해 왔는데 선진국 자본주의 시장경제 관점에서 보면 이해할 수도 없는 웃기는 이야기다"라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재벌 개혁은 방법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실천할 의지가 없어서 안 된 것"이라며 "기존 지배구조의 투명성 문제, 순환출자 해소 등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장 감시 기능과 동반성장 기능이 강화되면 해소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앞서 유 의원도 전속고발권 폐지 등을 포함한 공정위 개혁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과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한국경제의 길을 묻다-김종인이 묻고 정운찬, 유승민이 답한다' 토론회에서 대화를 나누며 웃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어 김 전 비대위원장이 '한국 경제가 회생할 수 있는 방안'을 묻자 정 위원장은 "우선 재벌이라는 단어 자체가 우리 경제에서 없어지도록 해야한다"면서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임기 중에 이를 꼭 이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부터 박근혜 대통령까지 약 20년간 투자가 아주 부진했다"면서 "대기업은 500조가 넘는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할 데가 없고, 중소기업은 돈이 없어 투자를 못하는데 '초과이익 공유제'나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 등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한계가구와 한계기업을 어떻게 선제적으로 해결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한데 지금까지 금융감독위원회 등에서 대처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면서 "특히 주택시장에 조금만 변화가 있어도 터질 위험이 있는 가계부채 문제를 어떻게 안정적으로 관리할 것인지도 중요한 과제다"라고 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이날 토론회를 마치면서 "과거 정부는 대기업을 도와주면 투자가 많이 이뤄지지 않겠나해서 법인세를 내렸는데 실질적으로 대기업 사내유보금만 늘어났다"면서 "돈이 없어서 (대기업이) 투자를 안하는 것도 아닌데 '대기업을 도와줘야 일자리가 생긴다'는 인식이 모두 허구로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토론회 직후 취재진에 "유 의원이 대학 후배인데 오랜만에 만났다. 생각이 같은 부분도 여러가지 많았고 어떤 부분은 다르기도 했는데 어쨌든 기분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 의원은 "과거 김 전 비대위원장과는 대화를 자주 했는데 최근엔 좀 못하다가 오늘 공개적으로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기뻤다"면서 "정 위원장이 저보다 딱 10년 선배인데 늘 경제 문제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해오던 분이다. 오늘 두 분 모실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의원은 정 위원장의 바른정당 입당이 점쳐지는 것에 대해 "어느 정당으로 가실지 결정 안하셨는데 제 입장에서야 당연히 바른정당으로 오셔서 같이 바른경제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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