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염기훈, 삼일절 빅버드에 재림한 ‘염긱스’

데일리안 스포츠 = 김평호 기자

입력 2017.03.02 10:14  수정 2017.03.02 10:15

광저우 상대로 ACL서 2도움 맹활약

날카로운 크로스와 드리블로 존재감 과시

수원 삼성의 캡틴 염기훈. ⓒ 연합뉴스

수원 삼성의 캡틴 염기훈의 미친 왼발이 중국 슈퍼리그의 강호 광저우 에버그란데를 상대로 위용을 과시했다.

수원은 수원월드컵경기장서 열린 광저우와의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G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2-2로 비겼다.

막판 10분을 지키지 못하고 아쉬운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이날 광저우의 혼을 뺀 염기훈의 왼발은 수원의 희망으로 자리 잡았다.

이날 염기훈은 산토스와 조나탄의 골을 돕는 택배 크로스로 2도움을 올렸고, 전매특허인 프리킥 능력을 과시하는 등 날카로운 왼발을 뽐냈다.

전반 초반부터 불이 붙은 양 팀의 공방전은 전반 15분 만에 염기훈의 왼발로 균형이 무너졌다.

코너킥 상황서 염기훈은 산토스의 헤딩골을 돕는 어시스트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165cm의 단신 산토스가 아무런 수비의 방해 없이 완벽하게 머리를 갖다 대는 정확한 크로스였다.

광저우가 전반 25분 굴라트의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따라 붙자 이번에도 염기훈의 왼발이 번뜩였다. 전반 32분 코너킥 상황에서 염기훈이 낮고 정확한 크로스로 문전에 있던 조나타에게 연결됐고, 곧바로 이어진 논스톱 슈팅이 광저우의 골망을 흔들었다.

약속된 플레이에서 나온 득점 장면이었지만 염기훈의 정확한 크로스에 광저우 수비는 허를 찔릴 수밖에 없었다.

후반에도 염기훈의 활약은 눈부셨다. 동점골을 넣기 위해 광저우가 총공세를 펼쳤지만 염기훈이 왼쪽 측면에서 볼을 잘 간수하며 공격을 이끌었고, 간혹 빠른 드리블 돌파를 선보이며 광저우 수비진을 흔들었다.

후반 13분에는 날카로운 프리킥이 절묘한 포물선을 이루며 날아갔지만 아쉽게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득점이 무산됐다.

수원은 후반 35분 카르발류에 골을 허용하며 결국 올 시즌 ACL 첫 승 기회를 눈앞에서 놓쳤지만 염기훈의 빛난 왼발은 다음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이날 빅버드에서만큼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레전드 라이언 긱스 못지않은 염기훈의 존재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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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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