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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앤하이드' 세계시장 노크…뜻밖의 암초 '사드'(종합)


입력 2017.03.10 08:23 수정 2017.03.12 20:44        이한철 기자

3개월간 지방 공연 마치고 마침내 서울 공연 개막

"원작에 충실, 새로운 시각 접근" 중국 공연은?

신춘수 프로듀서(왼쪽부터)와 배우 린지 블리븐, 카일 딘 매시, 다이애나 디가모가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월드투어' 프레스콜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데일리안 이한철 기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로 공연 시장이 이렇게 영향을 받을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세계 시장 진출을 겨냥한 '지킬앤하이드 월드투어'가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신춘수 프로듀서는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열린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프레스콜에서 "정치적인 문제로 시기와 방식을 조절해야 할 것 같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지난해 12월 대구 공연을 시작으로 3개월간 전국 8개 도시 투어를 마친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월드투어(이하 지킬앤하이드)'는 8일 서울에 안착,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하지만 7월부터 중국 상해, 북경, 광저우에서 공연을 이어가려던 계획은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최근 중국 당국이 '사드' 문제로 인해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노골적인 보복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미 포화상태인 한국 시장으로는 한계를 느낀 신춘수 프로듀서는 성장 가능성이 무한한 중국 시장을 통해 활로를 개척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지만,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친 것이다.

하지만 신춘수 프로듀서는 이 문제는 "정부에서 해결해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중국과 한국의) 공연 관계자들끼리 작업 과정을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본다"는 견해도 밝혔다. 정부에 기대지 않고 사태 해결을 위해 직접 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배우 카일 딘 매시가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월드투어' 프레스콜에서 하이라이트 장면을 선보이고 있다. ⓒ 데일리안 이한철 기자

신춘수 프로듀서는 "아시아 공연 시장은 중국을 중심으로 커질 것이 분명하다. '지킬앤하이드'의 목표와 방향도 계속 발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행히 '지킬앤하이드 월드투어'의 스타트를 끊은 한국에서의 반응은 뜨겁다. 앞서 열린 8개 도시 투어를 통해 관객과 언론의 만장일치 찬사를 이끌어낸 만큼, 서울 공연도 순항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워낙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작품인 데다, 브로드웨이 배우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요소다. 또 기존 한국 공연과 무대 세트와 대본에서 큰 변화가 있었다는 점이 궁금증을 자극한다.

신춘수 프로듀서는 "한국 프로덕션이 은유적이고 감성적이었다면, 이번 월드 투어 대본은 원작에 충실했다고 볼 수 있다"며 차이점을 설명했다. 특히 "무대와 조명 의상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지만, 대본의 본질을 더 전달하려고 노력했다"며 "한국 프로덕션과 비교되는 부분에 대한 부담이 있지만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배우 카일 딘 매시가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월드투어' 프레스콜에서 하이라이트 장면을 선보이고 있다. ⓒ 데일리안 이한철 기자

조승우, 김소현, 김선영 등 국내 최고의 배우들의 공연으로 익숙한 '지킬앤하이드'가 브로드웨이 배우들과 만나 어떤 느낌을 전해줄지도 관심사다.

먼저 카일 딘 매시는 당초 지킬/하이드 역으로 함께 무대에 오를 예정이던 브래들리 딘의 부상으로 홀로 무대를 책임지게 됐다. 그는 브로드웨이 현지 오디션을 통해 발탁된 카일 딘 매시는 1월부터 본격적인 리허설에 참여하며 캐릭터를 완성했으며, 마침내 8일 첫 공연을 무사히 마쳤다.

카일 딘 매시는 "첫 공연은 굉장히 멋진 경험"이었다며 "큰 규모의 공연장에 압도당했고, 벅찬 감정을 느꼈다"고 첫 공연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특히 브로드웨이 공연장은 서울 공연장(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 비해 규모가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남다른 책임감을 드러냈다. 그는 "뒷줄에 앉은 사람들도 모두 같은 감정을 가져갈 수 있어야 한다. 어떻게 집중해야 대극장을 채울 수 있는지 고민했다"며 열정을 드러냈다.

배우 린지 블리븐이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월드투어' 프레스콜에서 하이라이트 장면을 선보이고 있다. ⓒ 데일리안 이한철 기자

엠마 역의 린지 블리븐은 이번 작품에서 지킬 박사의 약혼녀 엠마 역을 맡았다. 특히 지난 3개월 동안 지방 순회공연을 진행하며 이번 프로덕션과 한국 팬들에게 익숙해졌다. 이에 대해 린지 블리븐은 "이번 캐스트와 공연을 함께 하게 돼 영광이고 행복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이번 공연은 린지 블리븐이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한 계기가 됐다. 린지 블리븐은 "나 자신에 대해 알게 된 계기"라며 "음악을 해석하는 능력이나 캐릭터를 분석하는 실력이 향상된 것 같다"고 흡족해했다.

한국 배우들의 공연을 유튜브를 통해 접했다는 린지 블리븐은 "한국 배우들의 기량과 성량이 엄청나더라"면서도 "다른 배우들의 연기보다는 대본을 보며 나만의 캐릭터를 구축했다. 그것을 한국 관객들도 좋아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배우 다이애나 디가모가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월드투어' 프레스콜에서 하이라이트 장면을 선보이고 있다. ⓒ 데일리안 이한철 기자

다이애나 디가모 또한 "한국 배우의 공연을 봤지만 참고하진 않았다"며 "미국과 한국 배우들의 공연 영상을 유튜브를 통해 챙겨봤지만,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다이애나 디가모는 "대본과 원작을 접하고 캐릭터를 구상했다"며 "어떻게 보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저의 루시가 마음에 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이애나 디가모는 이번 작품에서 비극적 로맨스의 주인공 루시 역을 맡아 무대에 오른다.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3' 준우승자로 잘 알려져 있는 만큼,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관객들의 찬사를 받고 있다.

특히 다이애나 디가모는 "좋은 노래는 루시가 다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자신의 캐릭터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지킬앤하이드 월드투어'는 세계 시장 진출을 목표로 제작된 작품이다. 오디컴퍼니와 미국의 워크 라이트 프로덕션이 새 프로덕션을 구성, 브로드웨이 정상급 배우들과 함께 월드투어에 나섰다.

'지킬앤하이드 월드투어' 서울 공연은 5월 21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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