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삼성동 진지(陣地)서 '사저 정치' 시동 거나
총괄‧정무‧수행‧대변인 등 친박계 '삼성동 라인업' 구축
대선정국 파장, 지지층 결집 겨냥한 메시지 던질 가능성
정치권의 시선은 서울 삼성동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향했다. 지난 12일 박 전 대통령이 사저로 복귀하면서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진실규명을 선언한 데 이어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삼성동 라인업'을 구성했기 때문이다. 삼성동 사저를 진지(陣地)로 사실상 정치활동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총괄 서청원, 정무 윤상현, 대변인 민경욱 '삼성동계'구축
박 전 대통령의 복귀 이틀만에 '삼성동계'가 탄탄하게 구축됐다.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최경환 의원이 총괄 업무, 윤상현 조원진 이우현 의원이 정무, 김진태 의원이 법률, 박대출 의원이 수행, 민경욱 의원이 대변인 업무를 맡기로 했다.
정치권에선 과거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이 각각 상도동-동교동 자택을 중심으로 세력화에 나선 것처럼 '사저 정치'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전직 대통령과 뜻을 함께 하던 정치인들이 '상도동계', '동교동계'라고 불린 것에 빗대 '삼성동계'라는 말도 나온다.
'상도동계' '동교동계'처럼...우린 '삼성동계'
언론사들도 '사저 담당기자'를 배치하기 시작했다. 박 전 대통령 복귀 이후 삼성동이 정치현장이 된 셈이다. 사저 모습이 정치뉴스로 시시각각 보도되고, 사저에 드나든 인사들의 메시지도 중량감 있는 기사로 배치됐다.
13일 오전엔 조원진 의원이 사저를 방문해 박 전 대통령과 1시간 20분간 대화를 나눴다. 조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거실이 너무 추워서 (박 전 대통령이) 많이 힘드신 것 같다"고 전했다. 보수 지지층의 '동정심'을 자극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선거의 여왕' 투쟁…정치권 뒤흔들 '한마디' 나올까
정치권은 '선거의 여왕'으로 불린 박 전 대통령의 사저 정치가 이번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단순히 열성 지지층을 넘어 보수지지층 결집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이미 "진실은 밝혀진다"는 발언으로 지지층에게 투쟁의 명분을 줬다.
무엇보다 박 전 대통령이 측근을 통해 '한마디'를 내놓을 경우 대선정국에 메가톤급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여권 한 관계자는 "여권 대선주자가 모두 모여서 하는 말보다 박 전 대통령의 말 한마디가 정치1면에 실릴 상황"이라고 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삼성동을 진지삼아 '이게 진실이다'는 메시지를 던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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