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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홍 겪는 바른정당, 김무성-유승민 갈등 봉합되나?


입력 2017.03.15 17:11 수정 2017.03.15 17:19        조정한 기자

김무성 "저는 백의종군 외에 어떤 생각도 없다" 갈등 부인

유승민 "김 고문께서 선대위원장을 맡아 달라" 같은 목소리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과 유승민 의원이 지난 2월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귀엣말을 하며 무언가 논의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낮은 지지율로 고전하는 바른정당이 내홍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내부 갈등은 지난 10일 바른정당 지도부가 총사퇴하면서 공석인 비대위원장 자리에 당내 최다선인 김무성 고문을 앉히려는 데 유승민 의원 측이 반발한 것으로 내용은 압축된다.

바른정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당 지지율이 오를 거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당이 떠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자 당 쇄신 차원에서 '리더십 부재' 지적을 받아온 정병국 전 바른정당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가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논의의 초점은 새로운 지도부 자리에 '누가 오를 것인가'에 집중됐다.

사실 정 전 대표 시절에도 바른정당 내부 의원들 사이에선 김 고문이 어떤 방식으로든 당 전면에 나서 위기에 빠진 당을 구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지만 그동안 김 고문은 나서지 않았다. 대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 외부인사 영입과 같은 무게감 있는 당내 과제를 담당해왔다.

여기에 조기 대선 등을 앞두고 당 대 당 논의가 중요해지면서 김 고문 같은 '선수'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협상 테이블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지난 13일 의원총회에서 본격 제시됐다. 반면 김 고문이 바른정당 대선 주자로 나설 외부 인사 영입을 추진한 데 내심 불편함을 느꼈던 유 의원 측은 조기 선거대책위 체제로 전환, 선거대위원장을 맡아달라고 만류에 나섰다.

이를 두고 의원총회에서는 김무성계로 분류되는 일부 의원과 유승민계의 충돌까지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바른정당의 한 의원은 "언론에서 격한 발언이 오간 것을 많이 쓰고 있는데 사실 우리 당을 휘어잡고 이 난관을 헤쳐나갈 인물이 김 고문 말고 누가 더 있냐"면서 "일정상 먼저 의총장을 빠져나간 의원들이 대선도 대선이지만 당을 이끄는 데 김 고문만한 사람이 없다고 한 마디씩 하고 나갔다.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 의원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혜훈 의원은 15일 오전 'T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바른정당 전 지도부가 사퇴 이유에 대해) 외연확대 및 통합의 용광로가 되려면 자리를 비워놓고 외부인사를 모셔야 한다. 통합을 위한 비움이라고 했다. 그래서 흔쾌히 같이 사퇴했다. 그런데 다음 회의에서는 김 고문을 추대해야 한다고 일사분란하게 나오더라"며 "통합을 위해 비워놓는다고 하고 셔터를 내리면 국민들 보시기에 우리가 뭐가 되느냐"고 반발했다.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이 지난 2월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얼굴을 만지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어 이 의원은 "빅텐트 연대를 하기 위해 김 고문이 통합의 전도사를 해야 하는데, 계급장을 붙여서 힘을 실어주자고 한다. 이런 주장에는 동의한다. 그래서 선대위원장으로 모시자고 했다"며 "목적이 진짜 통합의 전도사였다면 (선대위원장직으로)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비대위원장 및 전권을 안주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하더라"고 충돌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김 의원 측은 "의총에서 유 의원 측이 조기선대위 구성, 공동 선대위원장을 제시했다. 그런데 밖에선 우리가 전권을 요구했다고 말하고 있다"며 "왜곡된 말로 싸움을 붙이는 건 유 의원 측"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 김 고문과 유 의원은 이날 오전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열린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 참석해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이며 갈등설을 일축했다.

유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언론에서 김무성 전 대표님과 제가 어쩌고저쩌고하는 보도가 나왔는데 전부 사실이 아니다, 절대 믿지 말라"면서 "저하고 김 전 대표는 아무 문제가 없으니까 앞으로 김 전 대표님을 옆에서 도와드리고, 당의 화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도 "김 고문과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김 고문께서 우리 바른정당 선대위원장을 맡아 이번 대선에서 후보 선출과 후보 단일화 문제를 맡아 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에 공감한다"고 했다.

김 고문도 이날 회의에서 "전혀 원치 않는 문제로 언론 지상에 당의 조금 어려운 상황이 보도됐는데 저는 백의종군 이외에 어떤 생각도 없다"면서 갈등설을 봉합했다.

조정한 기자 (impactist9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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