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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금융권까지 막힌 중도금 대출…중소·중견건설사 '불안'


입력 2017.03.31 16:21 수정 2017.03.31 16:31        권이상 기자

금융규제에 주택사업 사업추진 여부 불투명해져

직접보증, 분양연기 등 자구책 외엔 마땅한 대안도 없어

제2금융권의 중도금 대출이 어려워지자 주택사업에 의존하던 중소·중견건설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자료사진)ⓒ연합뉴스


분양 아파트 중도금 대출 규제가 제2금융권까지 미치면서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중견건설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주택사업에 의존하던 중소·중견건설사들이 아파트 분양 등 사업 추진 여부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신용등급이 낮아 대출에 애를 먹던 일부 건설사들은 재무구조 악화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직접 중도금 대출 보증에 나서고 있다.

31일 건설업계와 한국주택협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아파트 분양 후 중도금대출 금융사를 구하지 못한 단지는 50곳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13개 단지는 1차 중도금 납부일이 지났는데도 중도금을 제때 공급받지 못해 공사 진행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중도금대출 공급처 감소와 함께 고금리에 따른 자금난 심화도 중소·중견건설사들이 어려움을 토로하는 또 다른 요소다.

현재 저축은행과 새마을금고 등 2금융권의 중도금 대출금리는 대형건설 3∼4%, 중소·중견건설사 6∼8%가 적용되고 있다.

업계는 정부의 대출규제로 중도금 대출상품을 취급하는 일부 2금융사가 금리를 더 올릴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중도금대출의 문턱을 높인 이후, 한동안 주택사업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며 “이제 겨우 2금융권에서 고금리로 자금을 끌어와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막아버리면 사실상 주택사업을 중단하라는 소리와 다를 게 없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중소건설사 임원은 “시중은행이 중도금대출 심사를 강화한 후 돈을 구하지 못해 울며 겨자먹기로 분양일정을 연기한 사업지가 한둘이 아니었는데, 이번에도 이런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중도금 대출 공급처도 줄고 금리도 높아지자 연초부터 공급실적은 이미 반토막이 나기 시작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 ‘중도금 보증 월별 공급 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 주금공의 중도금 보증 공급 실적은 4703억원으로 2600가구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1월 실적이 9924억원(6072가구)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시중은행의 중도금 대출금액은 주금공의 중도금 대출 보증과 연계되고 있어 보증 건수의 급감은 중도금 대출량이 줄었음을 간접적으로 증명한다는 분석이다.

한국주택협회 관계자는 “분양을 시작했음에도 여전히 중도금대출처를 찾지 못한 사업지가 수두룩하다”며 “금융권 압박에 조기대선 등으로 분양일정을 연기하거나 일정이 꼬인 건설사가 꽤 있다”고 말했다.

권이상 기자 (kwonsg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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