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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옥택연 "정통 멜로, 생각만 해도 행복"


입력 2017.04.08 10:26 수정 2017.04.10 09:23        부수정 기자

영화 '시간 위의 집'서 최신부 역 맡아

입대 앞두고 영화 개봉…"떨리고 설레"

그룹 2PM 출신 옥택연은 영화 '시간 위의 집'에서 최신부로 분해 김윤진과 호흡했다.ⓒJYP엔터테인먼트

영화 '시간 위의 집'서 최신부 역 맡아
입대 앞두고 영화 개봉…"떨리고 설레"


그룹 2PM 출신 옥택연(28)은 다양한 색을 지닌 연기자다. 2PM으로 활동할 때는 '짐승돌', tvN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2014~2015)에서는 순박한 모습으로 '옥빙구'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신데렐라 언니'(2010), '드림하이'(2011), 영화 '결혼전야'(2013), '후아유'(2013), '참 좋은 시절'(2014), '삼시세끼'(2014~2015), '어셈블리'(2015), '싸우자 귀신아'(2016) 등을 통해선 무대 위 '상남자'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이번엔 사제복을 입고 신부로 나왔다. 스릴러물 '시간 위의 집'(감독 임대웅)을 통해서다. 영화는 남편의 죽음과 아들의 실종을 겪은 가정주부 미희(김윤진)가 25년의 수감 생활 후 다시 그 집으로 돌아오면서 발생하는 사건을 다루는 하우스 미스터리 스릴러다.

옥택연은 미희 집에서 일어난 과거의 기이한 사건들을 쫓으며 비밀의 실체에 다가가게 되는 최신부로 분했다. 사제복을 말끔히 소화한 그는 대선배들 사이에서 제 몫을 다했다.

3일 서울 삼청동에서 옥택연을 만났다. 옥택연은 '옥빙구' 이미지처럼 유쾌하게 인터뷰를 이끌었다. 개봉을 앞둔 옥택연은 "떨리고 기대된다"며 "친구들에게 빨리 보여주고 싶은 영화"라고 애착을 드러냈다.

적은 분량에 대해선 "원래 알고 있어서 마음 편하게 영화를 결정했다"며 "분량보다는 마지막 반전의 축이 되는 캐릭터에 끌렸고, 여러 복합적인 장르가 섞여 있는데도 짜임새 있는 이야기가 마음에 들어서 출연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시간 위의 집'에 출연한 옥택연은 "탄탄한 이야기에 끌려 출연했다"고 밝혔다.ⓒJYP엔터테인먼트

사제복을 입은 옥택연은 '검은사제들' 강동원과 비교가 되기도 했다. 이를 언급하자 옥택연은 어쩔 줄 몰라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사제복을 입으면 마음이 경건해지고, 척추가 곧게 펴지게 됩니다. 강동원 선배 캐릭터와는 완전히 달라요. 앗! 제가 강동원 선배 이름을 말했군요...이러면 안 되는데. 하하."

가장 힘든 점을 묻자 "연기는 상대방과 호흡하는 것인데 이번 작품에선 혼자 하는 게 많았다"고 웃은 뒤 "벽과 함께 연기하는 기분이 들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월드스타 김윤진과의 호흡은 영광이었다. 청소년기를 미국에서 보낸 터라 정체성 혼란을 느꼈던 옥택연에게 김윤진은 '한국인의 자긍심을 높여 준, 자랑스러운 선배'란다. "처음 뵀을 때 정말 아름다우셨죠. 미희의 25년 전·후를 완벽하게 연기하시더라고요. 선배님의 연기를 볼 때마다 깜짝 놀랐어요. 제게 조언도 많이 해주셔서 많은 걸 배웠어요."

김윤진은 옥택연에게 미국 진출에 대해 얘기해주기도 했다.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옥택연은 남들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 "저도 할리우드 진출을 생각해본 적 있어요. 오디션 테이프도 보낸 적 있는데 아직 안 된 거 보면...하하. 철저하게 준비해서 도전하려고요. 할리우드에 아시아계 배우들이 많은데 그들을 뚫고 성공하느냐 마느냐는 노력에 달린 듯해요."

스릴러물에 출연한 옥택연은 공포 영화는 싫어한다고 밝혔다. 촬영 후 '시간 위의 집' 완성본을 보고 너무 무서웠단다. "처음부터 몰아치는 영화잖아요. 땀 흘리면서 봤답니다. 제가 겁이 많아서 공포 영화는 웬만해서 안 본답니다."

영화 '시간 위의 집'에 출연한 옥택연은 "할리우드 진출을 생각해본 적 있다"고 말했다.ⓒJYP엔터테인먼트

영화는 집이라는 한 공간에서 과거, 미래, 현재가 왔다 갔다 하는 교차 편집 형식을 취한다. 사건과 이야기가 퍼즐처럼 엮여 있는 터라 극에 몰입할 수밖에 없지만 이야기가 너무 복잡해 다소 난해하게 느껴진다. 영화를 보고 난 후 갖가지 해석이 나올 수 있는 지점이다.

이에 대해 옥택연은 "이야기를 추리하고, 이런 장르를 좋아하는 관객들이 있을 것"이라며 "200만 관객을 돌파하면 광화문에서 프리허그하고 '하트비트' 춤을 추기로 했다"고 말했다.

2008년 2PM으로 데뷔한 그는 '10점 만점에 10점', '기다리다 지친다', '니가 밉다', '어게인 앤 어게인', '하트비트', '핸즈업' 등 다수의 히트곡을 내며 큰 사랑을 받았다. 옥택연은 '신델레라 언니'를 기점으로 연기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아이돌 출신 연기자에겐 선입견이 따라붙는다. 옥택연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가수, 연기 둘 다 하는 것뿐이다. 선입견을 뛰어넘는다고 해서 다 뛰어넘지는 못할 것"이라고 담담하게 얘기했다. "음악은 시간이 흐를수록 힘든 작업이에요. 연기는 운 좋으면 작품에 참여하게 되는데 가수로 앨범을 만들 때는 거의 모든 걸 결정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더 조심해지고 신중해져요. 후배들에게 좋은 롤모델이 되기 위해 신경 쓰고 있답니다."

2PM에는 옥택연 외에 이준호, 황찬성 등이 연기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이준호는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KBS2 '김과장'을 마쳤다.

멤버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경쟁이라고 생각해본 적 없다"며 "이미지와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맡은 캐릭터도 다르다. 서로의 작품은 잘 안 본다. 최근에 우영이가 내 영화를 보고 '연기 많이 늘었더라'라는 얘기를 해줬다. 칭찬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영화 '시간 위의 집'에 출연한 옥택연은 "난 가릴 처지가 아니라서 불러만 주시면 열심히 하겠다"고 웃었다.ⓒJYP엔터테인먼트

옥택연은 무대 위에선 강렬한 '짐승돌'인데 작품에선 그런 거친 남자와 거리가 멀다. 일부러 이런 선택을 하는지 궁금했다. "우선 시나리오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굳세어라 캔디' 같은 캐릭터가 저랑 잘 어울리나 봐요. 저 행복한 가정에서 자랐는데...하하. 무대 위 모습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그렇게 선택한 건 아닌데 어쩌다 보니 그런 캐릭터만 맡았네요."

인터뷰 내내 개그 본능을 뽐낸 옥택연은 "원래는 '방콕'을 좋아하는 소심한 성격인데 연예계 생활하면서 성격이 밝아지고, 대범해졌다"며 "많은 사람을 만나 보니 성격이 변했다"고 털어놨다. 옥택연은 그러면서 씨엔블루의 '외톨이야'를 따라불러 웃음을 줬다.

필모그래피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참 좋은 시절'이란다. 싱글대디 캐릭터를 맡은 그는 복합적인 감정을 표현해야만 했다. 옥택연은 "찾기 힘든 캐릭터였다"고 평가했다.

이날 오전부터 영화 홍보 인터뷰를 한 옥택연은 군대에 관한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다. 인터뷰 기사가 입대 얘기로 도배가 됐을 정도.

그늗 현역 입대를 위해 영주권을 포기해 화제가 됐다. 아울러 허리 디스크에 공익근무 판정을 받고도 수술까지 받으며 현역 입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자꾸 군대 얘기를 하자 웃은 그는 "나머지 멤버들도 알아서 잘할 것"이라며 "제대 후 내가 바뀔 거라는 생각은 하고 있는데 어떻게 변할지는 잘 모르겠다. 먼 미래의 일을 지금 걱정하기보다는 지금, 이 순간, 하루하루를 알차게 보내고 싶다. 갔다 오면 철 든다고 하던데 그랬으면 한다"고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연초에 (군에) 갈 줄 알았는데 시간이 남아서 영화 홍보도 하게 됐다"며 "입대 날짜가 나오지 않아서 새로운 작품을 하기엔 애매하다"고 조심스러운 답변을 내놨다.

영화 '시간 위의 집'에 출연한 옥택연은 "뼛속까지 악역에 도전하고 싶다"고 전했다.ⓒJYP엔터테인먼트

멜로물에서 호흡을 맞추고 싶은 배우를 꼽아달라고 하자 옥택연은 갑자기 고뇌하는 포즈를 취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리고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생각만 해도 행복해요. 크크. 로코나 정통 멜로를 안 해봐서 잘 모르겠어요. 가슴 아픈 멜로를 하고 싶은데 현실에서 하고 난 후 작품에서 연기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욕심 나는 캐릭터로는 뼛속부터 나쁜 악역을 꼽았다. 이유 없이 '나쁜 놈'을 하고 싶다고. 그러면서 애니메이션 '라이온킹'의 스카를 콕 찝었다.

옥택연은 또 "투톱이든, 쓰리톱이든 써주시기만 하면 감사하다"며 "난 가릴 처지가 아니라서 불러만 주시면 열심히 계획"이라고 웃었다.

마냥 밝은 옥택연은 "항상 웃고 다니진 않는다"라며 "재밌는 것과 밝은 것은 다르다. 난 재미 없는 사람이라 예능은 자신 없다"고 했다.

무대 위에서 호평받는 기분과 연기자로 호평받는 기분을 모두 경험한 그는 "달리기도 잘하는데 높이뛰기는 잘한다는 뜻 같다"며 "칭찬받는 건 좋은 일이다"고 했다.

옥택연은 '옥빙구', '찢택연', '치아부자', '옥돌쇠' 등 많은 수식어를 달고 다닌다. '시간 위의 집'으로 얻고 싶은 수식어를 물었다. 재치 넘치는 답변이 돌아왔다. "사제복을 입었으니 '옥신부'요. 하하."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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