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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자" vs "올바른 신하"…유승민 향한 대구 반응 '혼재'


입력 2017.04.03 16:13 수정 2017.04.03 17:24        대구=데일리안 고수정 기자

<현장> 유승민, 첫 대구 방문…'배신자 프레임' 깨기 주력

열렬한 지지 속 반감 정서 여전…유 "보수 심장 대구 살리겠다" 호소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가 3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한 상인이 건넨 식혜를 마시고 있다. ⓒ데일리안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가 3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취재진들과 지지자들에 둘러 싸여있다. ⓒ데일리안

“대구 토박이인데 배신하면 안 되지. (박근혜 전 대통령) 마음에 안 든다고 탄핵시키고 구속시키고 이 배신자야.”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가 3일 ‘배신자 프레임’으로 악전고투(惡戰苦鬪)했다. 후보 선출 이후 처음으로 자신의 정치 고향이자 ‘보수 텃밭’인 대구를 찾았지만, 열렬한 지지 이면에는 거센 비난이 존재했다. 유 후보는 ‘뼈 아픈 키워드’를 극복하기 위해 비(非)지지자에게도 다가갔다.

유 후보는 이날 반나절 간 대구 민심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서문시장에서 ‘배신자 프레임’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자신이 ‘대구의 아들’ ‘보수의 적자’라고 목 놓아 외치며 보수의 결집과 지지를 호소했다. 유 후보의 ‘길거리 기자회견’에는 약 100여 명의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유 후보의 이름과 ‘유승민 대통령’이라는 구호를 연신 외쳤다.

뜨거운 열기 속에 유 후보는 “저의 고향 대구 경북이 보수의 적자, 유승민을 밀어달라”며 “유승민이 보수의 심장 대구를 살리고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 국민이 먹고 사는 경제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고, 국민이 죽고 사는 국가안보는 조금도 흔들림 없이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그의 연설 도중에는 “뭐 하러 왔느냐” “시끄럽다. 조용히 좀 하라” 등 유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상인들의 비난도 쏟아졌다.

유 후보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민심 다독이기에 나섰다. 그는 지나는 곳곳마다 먼저 악수를 청하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많이 도와주세요” “잘 부탁드립니다” 등 인사를 나누며 눈을 맞췄다. 유 후보는 김밥 가게에서 직접 김밥을 구매하고, 동행한 지상욱 바른정당 의원에게 상품 구매를 권장하는 등 ‘시장 살리기’도 강조했다.

유 후보를 향한 상인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평소 팬이었다”며 유 후보에게 함께 사진 찍기를 요청하고, 포옹하며 격려하는 상인들이 많았다. 한 남성 상인은 “(당선) 돼야 하는데 큰일이다. 올바른 신하를 배척하면 안 된다. 열심히 해 달라”고 응원했다. 또 다른 상인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를 언급하며 “절대 합치지 말라”고 조언했다.

유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일부 상인들은 유 후보가 지나가는 길마다 따라다니며 “배신자” “배신자가 왜 왔느냐”라고 소리쳤다. ‘박사모’ 회원이라는 한 여성도 유 후보 앞에 나타나 비난을 선동했다. 한 상인은 유 후보가 지나가는 길에 물을 뿌려 지지자가 맞아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유 후보는 자신을 비난하는 한 남성 시민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하고,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해당 남성은 유 후보에게 “대구 토박이인데 배신하면 안 되지. (박 전 대통령) 마음에 안 든다고 탄핵시키고 구속시키고 이 배신자야”라고 힐난했다. 유 후보는 웃으며 해당 남성과 인사 후 발걸음을 옮겼다.

한편, 유 후보는 이날 대구를 포함해 TK에서 사흘째 지지층 결집을 호소하고 있다. 유 후보와 ‘보수 적자’ 경쟁을 벌이고 있는 홍 지사는 4일 서문시장을 찾을 예정이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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