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분양보증 관리에 묶인 강남4구·과천…분양 차질 없나
올해 분양가 관리자역에서 분양 대기 중인 단지는 총 11곳
일부 강남권 재건축들 관리처분계획 변경 불가피해 일정 차질 예상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지정한 지역에서 아파트 공급을 앞둔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두고 고심에 빠졌다. 일부 단지들은 이미 내부 결정 해 둔 분양가를 조정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분양일정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HUG가 고분양가 논란 지역을 관리 대상으로 별도 지정하며 가격 통제에 나섰기 때문이다.
HUG는 지난달 31일 ‘고분양가 사업장 분양보증 처리기준’을 발표하고 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지정된 서울 강남4구(강남·강동·서초·송파구)와 경기도 과천 지역 내 고분양가 사업장의 보증을 거절하기로 했다.
HUG가 명시한 고분양가의 기준은 크게 두 가지로, 인근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 또는 평균 매매가격보다 10% 높을 경우다. 지역 기준으로는 최근 1년 이내 분양한 아파트의 최고 평균 분양가나 최고 분양가를 넘어서면 안 된다.
5일 부동산전문 리서치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 4월 이후 강남4구와 과천에서 대기 중인 분양 단지는 총 11곳이다. 공급가구수는 총 1만4320가구로, 이 가운데 4933가구가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분양가 관리지역에서 올해 일반분양 예정인 단지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 ▲강남구는 개포시영(8월) 1곳 ▲강동구는 힐스테이트 암사(4월),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5월), 고덕 센트럴 푸르지오(5월) 3곳 ▲서초구는 신반포6차 자이(6월), 우성1 래미안(하반기), 삼호가든3차(하반기) ▲송파구 e편한세상 거여(5월) 등이다.
과천은 ▲부림동 과천7-1(8월) ▲중앙동 과천주공1단지(8월) ▲별양동 과천주공6단지 자이(하반기) 등이다.
당장 이달 일반분양을 진행하는 단지는 강동구 힐스테이트 암사(현대엔지니어링 시공)로 총 460가구 중 313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분양가는 분양 승인 전이어서 공개할 수 없지만, HUG의 발표 후 분양가를 재검토 해 적정한 분양가인지 따져봤다”며 “HUG의 고분양 기준에는 맞지 않아 당초 계획대로 분양가 조정 없이 분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건설이 시공하는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1859가구 중 일반분양 867가구)는 당초 이달 분양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한달 뒤로 미뤘다.
조합 관계자는 “일각에서 강동구가 HUG의 분양가 관리지역으로 묶여 분양가 조정이 불가피해 일반분양 일정을 조정한 것이냐는 오해를 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2200만원 선으로, 인근에서 지난해 10월 분양한 고덕 그라시움의 평균 분양가 2238만원보다 낮게 책정됐다”고 말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5월 9일 장미대선으로 인해 분양 홍보나 마케팅에 대한 시장의 집중도가 이전보다 떨어질 거란 판단에서 분양 일정을 조합과 상의해 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일부 강남권 재건축들의 분양가 조정과 일정 조율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재건축들 단지들은 이미 관리처분계획에 따라 일반분양가를 산정해 놓는 경우가 많은데, HUG가 갑자기 분양가 기준을 만들어 발표하면서 계획이 틀어질 공산이 커졌다”며 “금융권에서 중도금 대출도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고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보증 심사도 경직돼 신규공급 시장에서 막대한 차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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