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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안 잡' 첼시 감독의 특별한 DNA


입력 2017.04.08 00:08 수정 2017.04.08 07:46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들어 올린 30개 트로피 중 이탈리아 감독이 10개

올 시즌 콘테 감독 최대 2개 우승 가능 상황

1999년 이후 첼시 우승 감독. ⓒ 게티이미지/데일리안 김윤일

첼시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23승 3무 4패(승점 72)로 굳건한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변이 없는 한 올 시즌 우승은 첼시에 돌아갈 가능성이 무척 크다.

첼시 고공비행의 일등 공신은 역시나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다. 올 시즌 새롭게 부임한 콘테 감독은 낯선 잉글랜드 무대서 변화무쌍한 전술로 경쟁팀들을 압도하고 있다. 여기에 4강에 오른 FA컵에서도 정상에 오른다면 데뷔 첫 시즌에 ‘더블’이라는 성과를 낼 수 있다.

첼시의 홈구장 스탬포드 브리지는 영국 런던 서부 해머스미스-풀럼구에 위치해있다. 런던의 대표적인 부촌으로 유명한 이 지역은 이탈리아계 이민자가 많이 거주하기도 하는데 이는 첼시FC의 성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인수하기 전, 첼시는 ‘용병구단’이라는 달갑지 않은 수식어를 갖고 있었다. 외국인 선수의 비율이 유독 많았던 첼시였는데 그 중에서도 이탈리아 출신 선수들이 상당수였다. 팀의 레전드로 추앙받는 지안루카 비알리, 지안프랑코 졸라, 로베르토 디 마테오가 대표적이다.

감독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잉글랜드 무대를 밟아본 이탈리아 출신 사령탑은 모두 11명으로 결코 많은 숫자가 아니다. 하지만 이들 중 5명이 첼시 지휘봉을 잡았다.

이탈리아 출신 최초의 첼시 사령탑은 선수 겸 감독을 유명한 지안루카 비알리다. 1996년 루드 굴리트 전 감독의 부름을 받아 첼시에 입성한 비알리는 입단 1년 반 만에 덜컥 감독 자리에 오르게 된다. 그의 나이 33세일 때 일어난 일이다.

플레잉 감독인 비알리 체제에서의 첼시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게 된다. 부임 첫 해 UEFA컵 위너스컵 우승을 차지했고, 곧바로 리그컵 정상에도 올랐다. 이듬해에는 레알 마드리드를 제치고 UEFA 슈퍼컵을 차지했으며 리그에서도 1970년 이후 가장 높은 3위에 오르게 된다.

1999-00시즌에도 FA컵에 이어 2000-01시즌 채리티 실드(현 커뮤니티 실드)를 들어올렸지만 리그 시작 5경기 만에 돌연 경질되고 만다. 이유는 선수들과의 불화였다. 하지만 1년 반 동안 무려 5개의 우승을 차지한 그는 첼시 팬이 모두가 인정하는 레전드로 추앙받고 있다.

비알리에 이어 부임한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은 이탈리아 출신 첼시 감독들 중 유일하게 무관에 그쳤지만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재임 기간 팀을 인수한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가차 없이 그를 경질하고 만다.

조제 무리뉴, 펠리페 스콜라리를 거치며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대한 열망을 드러낸 첼시 수뇌부는 2009년 ‘우승 청부사’ 카를로 안첼로티를 선임하게 된다.

AC 밀란 시절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두 차례나 차지한 그에게 주어진 숙제는 분명했다. 바로 빅이어였다. 하지만 안첼로티가 2년간 머물며 첼시에 안겨준 트로피는 프리미어리그와 FA컵, 그리고 커뮤니티 실드에 그쳤다.

로베르토 디 마테오는 첼시 역사상 가장 극적인 순간을 맞이한 감독으로 통한다. 안드레 빌라스 보야스 감독 후임으로 임시 감독직에 오른 그는 그토록 염원하던 챔피언스리그는 물론 FA컵까지 더블을 이뤄냈다. 이듬해 정식 감독으로 부임했지만 시즌의 절반도 치르기 전에 경질 수순을 밟았다.

1905년 창단한 첼시는 112년 역사에서 모두 30개의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 가운데 이탈리아 출신 3명이 합작해낸 트로피의 개수가 3분의 1인 10개에 달한다. 이는 첼시 역사상 최고로 꼽히는 조제 무리뉴(8개)보다 많으며 수많은 잉글랜드 출신 사령탑(8개)이 이뤄낸 성과보다 훌륭한 게 사실이다.

그리고 올 시즌 최대 2개의 우승 트로피가 이탈리아 감독 손에 의해 추가될 전망이다. 이쯤 되면 첼시에 이탈리아의 특별한 DNA가 흐르는 것이 분명하다.


첼시 부임 이탈리아 감독

지안루카 비알리(1998~2000) : 143경기 76승 38무 29패(승률 53%)
- 우승 5회 : 1998 리그컵, 1998 UEFA컵 위너스컵, 1998 UEFA 슈퍼컵, 2000 FA컵, 2000 FA 커뮤니티 실드

클라우디오 라니에리(2000~2004) : 199경기 107승 46무 46패(승률 54%)
- 우승 없음

카를로 안첼로티(2009~2011) : 109경기 67승 20무 22패(승률 61%)
- 우승 3회 : 2009 커뮤니티 실드, 2010 프리미어리그, 2010 FA컵

로베르토 디 마테오(2012) : 42경기 24승 9무 9패(승률 57%)
- 우승 2회 : 2012 FA컵, 2012 UEFA 챔피언스리그

안토니오 콘테(2016~현재) : 32경기 25승 3무 4패(승률 79%)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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