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벽보 훼손범 ‘2인조 길고양이’

기호 2번과 기호 3번 사이 찢어진 채 발견

부산 해운대구 반송초등학교 인근 담벼락에 붙은 선거 벽보를 보는 길고양이. ⓒ부산 해운대경찰서

기호 2번과 기호 3번 사이 찢어진 채 발견

부산에서 제19대 대통령선거 벽보를 길고양이가 훼손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부산 해운대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은 23일 오전 5시 10분께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 반송초등학교 앞 펜스에 부착된 19대 대통령 선거 벽보가 훼손된 것을 발견했다.

선거벽보는 기호 2번 홍준표 후보와 기호 3번 안철수 후보 사이가 찢어진 상태였다. 선거 벽보 훼손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중죄다.

해운대경찰서 선거전담팀과 형사팀, 정보관, 감식반 등 경찰관 12명이 현장에 출동했고, 2시간 넘게 현장 감식과 반송초등학교 인근 폐쇄회로(CC) TV영상을 정밀 분석했다.

그러나 경찰관들은 오전 7시 45분경 허탈한 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이날 벽보를 훼손한 것은 사람이 아니라 길고양이 2마리였던 것이다.

이날 오전 1시 48분 34초에 길고양이 1마리는 벽보 앞 인도에, 다른 1마리는 벽보가 붙은 펜스 위에 웅크리고 있는 모습이 잡혔다. 이후 다른 방향으로 회전했던 CCTV 카메라가 27초 후인 오전 1시 49분 1초에 이곳으로 다시 향했을 때 길고양이들은 사라지고 벽보가 훼손됐다.

경찰은 영상에서 다른 사람이 동물들이 지나간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고, 벽보 훼손은 길고양이들의 소행으로 판단하고 한바탕 소동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