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핵심 3사, 거둔만큼 뿌린다...대대적 투자로 미래 대비
SK하이닉스·SK이노베이션·SKT, 1Q 호 실적에 이은 올해 대규모 투자
실적-투자-실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효과 고리...쓰리톱 체제 공고화
SK하이닉스·SK이노베이션·SKT, 1Q 호 실적에 이은 올해 대규모 투자
실적-투자-실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효과 고리...쓰리톱 체제 공고화
SK하이닉스·SK이노베이션·SK텔레콤 등 SK그룹 핵심계열사 3사가 1분기 호 실적을 거둔 가운데 올해 대대적인 투자에 나선다. 장기적으로 호 실적을 지속하기 위한 전략으로 실적-투자-실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효과의 고리를 만들어 가겠다는 전략이다.
26일 관련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전날인 25일 SK하이닉스와 이노베이션에 이어 이 날 SK텔레콤도 전년동기 대비 개선되는 호 실적을 발표할 전망이다. 이들 3사의 매출은 약 22조원, 영업이익은 약 4조원에 육박하며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치를 새로 쓸 것으로 보인다.
이들 3사는 이러한 호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도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여 단기가 아닌 장기 성과로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 영업익 10조 시대 기대 '업'...올해 7조 투자
SK하이닉스는 1분기 매출 6조2895억원과 영업이익 2조4676억원을 달성, 역대 분기 기준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웠다. 1분기가 메모리반도체의 전통적인 비수기임에도 지난해 하반기 이후 수요 급증과 가격 상승 등 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 분기(매출 5조3577억원·영업이익 1조5361억원)와 비교해 매출만큼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은 반도체 가격 상승이 지속되는 가운데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상승세를 가중시킨 결과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1분기에 D램 가격은 24% 상승한 가운데 클라우드컴퓨팅 시장 확대 등에 따라 서버용을 중심으로 수요 강세가 나타나면서 공급부족이 지속됐다. SK하이닉스의 D램 출하량은 재고 부족으로 전 분기 대비 5% 감소했지만 평균판매가격(ASP)은 전 분기 대비 24%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것이다.
또 낸드플래시도 고사양 스마트폰 중심으로 채용량이 늘어난 데다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 확대로 수요가 급증했다. 낸드플래시 가격이 15% 오른 가운데 재고 부족으로 낸드 출하량이 3% 줄었지만 전 제품 강세로 ASP는 15% 상승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올 초 7조원을 투자해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이는 지난해보다 약 1조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 대응하고 호 실적에 안주하지 않고 이러한 호 실적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낸드플래시, 그 중에서도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3D낸드 경쟁력 강화에 화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경기도 이천 M14 공장(팹) 2층 절반 정도를 낸드플래시에 할애해 클린룸 등 공사를 이미 완료하고 관련 생산 장비가 입고된 상태로 2분기 중 3D 낸드플래시 제품 생산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또 향후 3D낸드 생산 거점이 될 충북 청주 반도체 공장은 2조2000억원을 투입해 오는 8월 착공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현재 진행 중인 일본 도시바 반도체사업 인수도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기 시작한데다 올 한해 호 실적으로 인수자금 마련에도 힘이 실리게 됐기 때문이다.
◆SK이노, 비석유부문이 석유부문 뛰어넘어...사업구조 혁신 투자 지속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1조3871억원과 영업이익 1조43억원으로 역대 3번째 조 단위 흑자를 달성했다. 이는 사업구조 혁신으로 비석유부문이 석유부문을 능가하면서 일궈낸 성과로 올해도 이러한 투자 기조를 이어갈 계획이다.
1분기 실적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비석유 부문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가운데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는 점이다. 특히 정유업계 최초로 화학사업 영업이익이 4547억원으로 석유사업 영업이익(4539억원)을 넘어서면서 시황 변동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했음을 증명해 보였다.
이는 화학·윤활유 및 신규 사업(배터리·정보전자소재 등)에 대한 집중 투자와 글로벌 파트너링을 통해 석유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탈피하는 ‘사업구조 혁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었다.
특히, SK인천석유화학 파라자일렌 설비, 중국 중한석화, 울산 아로마틱스, 넥슬렌, 스페인 ILBOC 등에 약 5조원 가량을 투자하고 이들 사업의 성과가 본격 궤도에 오르면서 이익규모가 업그레이드된 것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 때문에 올해도 이같은 투자 기조를 이어갈 계획이다. 올해 최대 3조원 수준의 투자를 통해 화학사업과 석유개발사업 분야의 국내·외 M&A 및 지분 인수 등을 추진하고 배터리 공장 증설 및 배터리 분리막 사업 확대 등 신사업 분야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늘려가기로 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1분기의 성과는 유가 예측 및 운영최적화를 통해 원가경쟁력을 강화하고 화학·윤활유사업의 규모를 키운 결과”라며 “앞으로도 딥체인지 수준의 펀더멘털 개선 및 과감한 투자와 성장 옵션을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SKT도 호 실적 바탕으로 ICT 투자 적극 나서
26일 실적을 발표하는 SK텔레콤도 호 실적이 예고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추정한 SK텔레콤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4조2917억원, 영업이익은 411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1.49%, 2.26%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
본 사업인 이동전화 서비스 매출이 최근 2분기 연속 상승한 가운데 자회사 SK브로드밴드가 인터넷TV(IPTV)와 기가인터넷 성장에 힘입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특히 실적 부진을 겪었던 SK플래닛이 약 1500억원 적자 규모를 축소해 SK텔레콤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측은 이를 발판으로 올해 신사업 투자에도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올 초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인공지능(AI)·자율주행·사물인터넷(IoT) 등 신산업과 5세대(5G) 통신 등 유·무선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에 1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 조성에 5조원, 5G 등 미래형 네트워크에 6조원을 3년간 쏟아붓겠다는 것이다. 매년 SK텔레콤이 투입하는 설비투자액의 다섯배에 해당하는 액수이며, 이 회사가 집행한 3년 단위 투자 금액으로는 최대 규모다.
실제 SK텔레콤은 올해 신사업 생태계 조성에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 IoT사업에서는 약 1000억원을 들여 소물인터넷 전용 통신망 ‘로라(LoRa)’를 이통3사 중 가장 먼저 상용화를 했다. AI 부문은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AI 사업단’을 신설하고 지난해 9월 출시한 음성인식 서비스 ‘누구’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박정호 사장은 SK 주식회사 C&C시절부터 ICT 분야에 남다른 관심과 통찰을 가져왔다”며 “앞으로 SK텔레콤은 글로벌 파트너사 등과 개방 및 협력을 통해 ‘뉴ICT’ 생태계 조성에 적극적으로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