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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지는 금리인상 시계'…한국은행의 결단 시기는


입력 2017.05.09 07:00 수정 2017.05.09 08:26        이미경 기자

6월께 미국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높아

수출회복·새정부 집권 등으로 경제회복 기대↑

보수적인 전망치를 제시해온 한은이 3년 만에 이례적으로 경제성장률을 높인 것에 대해 내년께 금리인상을 위한 채비를 본격화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제기했다. ⓒ게티이미지뱅크

내달 미국금리 인상이 유력시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빨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의 행보는 금리인상을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는게 금융권 전반의 지배적인 견해다. 한은은 지난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0.1%포인트 오른 2.6%로 상향조정했다.

9일 금융권에서는 보수적인 전망치를 제시해온 한은이 3년 만에 이례적으로 경제성장률을 높인 것에 대해 내년께 금리인상을 위한 채비를 본격화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제기했다.

한은의 금리인상을 위한 준비를 촉발시킨 원인에는 미국의 금리인상 신호탄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이라는게 업권의 시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Fed)는 지난 3일 기준금리를 기존 0.75~1%로 동결기조를 유지하면서 다음달 금리 인상을 강하게 시사했다.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예상치보다 훨씬 밑돌아 전분기 대비 0.7%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연준은 일시적인 둔화라고 판단하며 점진적인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실제 지난 3월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서 한은도 이같은 분위기에 편승하는 것이 아니냐는 여론이 우세했다. 당시 한은은 내수 침체와 사상최대 규모의 경기부채를 이유로 미국의 상황과는 다르다며 금리인상에 대해 확실한 선을 그었다.

미국의 금리인상 이후에도 한은은 내수침체와 가계부채, 4월 위기설까지 거론하며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한은이 경제성장률 전망기조를 긍정적으로 전환한 배경에는 예상보다 좋은 수출과 투자의 개선세 때문이다. 경기회복의 바로미터가 되는 고용지표도 눈에 띄게 개선세를 보였다. 소비자심리지수도 점차 회복세를 나타냈다.

또 새 정부가 집권 초반에 경제활성화 정책을 본격적으로 시행될 경우 시너지 효과로 본격적인 성장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도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새 정부가 향후 경기회복세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며 경제성장이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전문가들은 빠르면 올 연말에도 기준금리 인상이 가능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은이 여전히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차단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시기가 빨라지고 있는데다 국내 경기도 회복추세를 보이고 있어 굳이 동결을 고집할 명목이 줄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새 정권이 들어서고 경제회복세가 더욱 빨라지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는 더욱 빨라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늦어도 내년 초에는 금리인상 단행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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