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 VS 유벤투스 ‘역대급 결승전’
뭐든 뚫는 레알 화력..절대 뚫리지 않는 유벤투스 방패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최고 전력의 팀끼리 대결
이스코 골이 대이변을 막으며 레알 마드리드를 챔피언스리그 결승으로 이끌었다.
레알이 11일 오전 3시 45분(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비센테 칼데론에서 열린 ‘2016-17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그러나 레알은 1, 2차전 합계 스코어에서 4-2로 앞서며, 2년 연속 꿈의 무대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쉽지 않았던 경기다. 레알이 1차전 3-0 완승으로 인해 여유가 있었지만, AT 마드리드가 저력을 발휘하며 승부의 향방을 알 수 없게 만들었다. AT 마드리드는 초반부터 강한 집중력을 발휘했고, 전반 11분 만에 선제골을 뽑아냈다. 코너킥 상황에서 사울 니게즈가 가까운 쪽 포스트로 달려 들어가며 헤더골을 만들었다.
AT 마드리드는 3분 만에 추가골까지 터뜨렸다. 페르난도 토레스가 라파엘 바란의 발에 걸려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이를 앙투안 그리즈만이 득점으로 연결하며 기적을 꿈꾸는 홈 관중들을 열광시켰다.
레알은 무너지지 않았다. 공격에 힘을 실으며 AT 마드리드 골문을 조금씩 두드리더니, 전반 41분 만회골을 터뜨렸다. 카림 벤제마의 놀라운 드리블 돌파가 만들어낸 기회가 이스코의 골로 이어지며 레알의 결승 진출이 확정됐다. AT 마드리드가 결승 진출을 위해서는 무려 3골이 더 필요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꿈의 무대’ 결승전(6월4일 영국 카디프 밀레니엄 스타디움)에 걸맞은 창과 방패의 맞대결
무엇이든 뚫는 레알의 창과 ‘절대방패’ 유벤투스가 2016-17시즌 유럽 최고의 자리를 놓고 맞붙는다.
세계 최고 수준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바르셀로나가 자신들의 홈에서도 뚫지 못한 방패지만, 레알은 승리를 자신한다. 그 중심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있다. 바이에른 뮌헨과 AT 마드리드를 상대로 무려 8골을 몰아쳤다. 올 시즌 UCL 12경기 10골, 리그 26경기 20골을 기록 중이다. 이전 시즌과 비교하면 아쉬움이 있지만 여전히 인간적이지 않다.
AT 마드리드의 기적을 막아낸 이스코 역시 몸 상태가 너무나도 좋다. 상대의 압박을 손쉽게 이겨내고, 수비가 예측할 수 없는 드리블 돌파로 득점 기회를 만들어낸다. 풍부한 활동량과 남다른 스피드, 골 결정력을 뽐내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가레스 베일이 부상으로 인해 결장하고 있지만, 이스코가 있기에 걱정이 없다.
중원과 측면에서도 우위를 자신한다. 먼저, 중원에는 토니 크로스와 루카 모드리치가 호흡을 맞춘다. 탈압박과 경기 조율, 패스, 슈팅 등 이들은 약점을 찾기 어렵다. 상대 수비의 틈을 찾아내는 데 일가견이 있는 선수들인 만큼, 유벤투스는 호날두 못지않게 중원 싸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공수 양면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이는 마르셀로와 부상 회복에 이은 결승전 출전만으로도 레알의 우승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다니엘 카르바할 역시 팀의 자랑이다.
유벤투스는 만만한 팀이 아니다.
유벤투스가 FC 포르투, 바르셀로나, AS 모나코를 상대로 치른 UCL 토너먼트 6경기에서 내준 실점은 단 1점이다. 그만큼 그들의 방패는 견고하다. 리오넬 메시와 네이마르, 루이스 수아레스, 라다멜 팔카오 등 득점을 밥 먹듯이 하는 선수들도 유벤투스의 수비력 앞에서는 고개를 숙였다.
그 중심에는 ‘BBC 라인’이 있다. 레오나르도 보누치와 안드레아 바르찰리, 지오르지오 키엘리니가 이끄는 스리백 수비는 틈을 찾기 어렵다. 공중볼과 스피드에서 모두 우위를 점하는 데다 실수도 범하지 않는다. 혹시라도 틈이 생기면, 조직력으로 메운다. 포백을 보호하는 미랄렘 퍄니치 역시 무결점 수비 형성에 힘을 더한다.
유벤투스의 공격력이 약한 것도 아니다. 레알을 아주 잘 아는 곤살로 이과인과 마리오 만주키치, 파울로 디발라의 결정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양 측면 풀백 다니엘 알베스와 알렉스 산드로가 주도하는 빠른 역습 역시 위협적이다. 순식간에 상대 진영으로 진입하고, 간결한 패스 몇 번에 슈팅까지 이어진다.
알베스의 존재는 큰 힘이 된다. 바르셀로나 시절 호날두에 뒤처지지 않는 스피드와 무지막지한 활동량을 뽐내며, ‘호날두 킬러’로 명성을 떨쳤다. 나이를 먹을수록 예리해지는 크로스와 슈팅력, 변함없는 활동량과 공간 침투까지, 알베스는 공격에서도 호날두에 뒤처지지 않는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창과 방패가 맞붙는다. 그 어느 때보다 흥미로운 경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과연 레알의 창은 유벤투스의 방패를 뚫어낼 수 있을까. 혹시 유벤투스의 창이 레알의 창을 제압하는 일이 벌어지지는 않을까. 축구팬들은 ‘역대급 결승전’에 벌써부터 설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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