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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초점] 정치의 계절, 다시 각광받는 패러디 스타들


입력 2017.05.18 08:51 수정 2017.05.18 17:18        이한철 기자

대선 기점으로 성대모사-안면모사-패러디 봇물

'천의 얼굴' 정성호 절정의 인기…문재수도 눈길

정치의 계절을 맞아 정성호, 김민교 등 패러디스타들이 각광받고 있다. tvN 방송 캡처.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다.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대한민국이 격변기로 접어들었고, 대중들의 눈과 귀가 정치에 집중됐다. 그 사이 촛불 민심을 등에 업고 한동안 방송가에서 사라졌던 풍자 개그가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가장 먼저 인기를 선점한 건 KBS 2TV '개그콘서트'의 화제 코너 '대통형'이었다. 지난해 연말 첫 선을 보인 이후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기 전까지 거침없는 풍자의 선봉에 서며 큰 인기를 누렸다.

패러디 전성시대를 다시 열어젖힌 건 tvN 'SNL코리아 시즌9'이다. 3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조기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되면서 'SNL코리아 시즌9'이 본격적인 풍자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

특히 문재수(문재인), 레드준표(홍준표), 안찰스(안철수), 유목민(유승민), 심블리(심상정) 등 대선주자 5인의 캐릭터를 등장시킨 '미운우리프로듀스 101'(이하 '미우프')가 폭발적인 화제를 모았다.

지난 13일 마지막회에서는 김민교(문재수)가 최종 센터에 올랐다. 문재수는 "시청자분들의 사랑과 응원 절대 잊지 않겠다. 풍자가 살아있는 SNL, 웃음으로 통하는 SNL 꼭 만들겠다"며 센터 소감을 밝혔다. 문재수는 "권위적인 아이돌 문화를 청산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패자들의 소감도 웃음을 안겼다. 레드 준표는 "JYD엔터를 어느 정도 복원시킨 것에 만족시킨다"고 소감을 남겼고, 안찰스는 "국민 프로듀서의 마음은 왜 맞추기 어려운 겁니까. 실망입니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방송 말미에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다른 연습생들이 모두 떠나고 홀로 남은 김민교의 본격적인 데뷔 무대가 펼쳐질 것이 예고돼 시선을 끌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대선 후에는 더욱 적극적인 패러디를 쏟아내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중심에는 '천의 얼굴' 정성호가 있다. 정성호는 그야말로 패러디의 대통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조용필, 임재범, 한석규, 이선균, 서태지 등 유명 스타들의 완벽한 성대모사뿐만 아니라 박태환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안면모사를 각광을 받았던 그가 또 한 번 전성기를 맞이한 셈이다.

정성호는 최근 조국 민정수석을 패러디한 '고국 분장수석'으로 변신,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했다. 표정과 헤어스타일, 분장 등을 통해 조국 수석의 모습을 완벽하게 살려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조국 교수를 패러디한 정성호는 김민교(문재인 대통령), 강윤(임종석 비서실장), 권혁수(최영재 경호원)가 함께 등장해 이른바 '청와대 F4'를 패러디해 큰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정성호는 안희정 충남지사를을 패러디한 안연정 기자로도 등장했다. 이번에도 안희정 지사의 외모와 손짓, 몸짓, 목소리까지 놀라운 싱크로율을 보여주며 감탄을 자아냈다.

특히 안연정은 문재인 대통령의 검찰 개혁 의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던 중 신동엽에게 다가가 두 차례나 볼 뽀뽀를 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 축하 자리에서 볼 뽀뽀를 감행한 안희정 지사를 패러디한 것이다.

누리꾼들은 그런 정성호를 보며 "인간문화재로 지정해야 한다"며 감탄했다. 당분간 정성호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이처럼 오랜 만에 정치인을 패러디한 코미디 프로그램이 속속 등장하자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한동안 설 자리를 잃었던 풍자 코너의 재등장은 그만큼 권위주의에서 탈피해 표현의 자유를 되찾아가는 방송가의 분위기를 반영한다.

특히 대중들에게 멀고 낯설게 느껴졌던 정치를 이처럼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게 됐다는 점은 정치 발전에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시청자들은 단순한 성대모사나 따라하는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본질을 꿰뚫는 날카로운 풍자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정치를 단순히 웃음거리로만 활용한다면 오히려 정치 발전에 장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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