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전멸’ 롯데…아끼는 게 능사 아니다
외국인 투수 2명, 잇따른 부진한 투구로 연패 자초
외인타자 번즈는 5월 반짝하다 부상자 명단에 등재
이쯤되면 최악의 흉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롯데 자이언츠가 외국인 선수 3명의 부진과 부재 속에 3연패에 빠졌다.
롯데는 주중 3연전에서 PK 라이벌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원정 경기를 치렀다. 6일 첫 경기에서 떠오르는 젊은 에이스 박세웅의 5이닝 2실점 호투에 힘입어 5-4의 짜릿한 1점차 승리를 거뒀다. NC와의 상대 전적도 3승 4패로 좁혔다.
하지만 이후 2경기에는 외국인 투수 2명이 선발 등판해 난타당하며 연패했다. 3연전 첫날 승리를 위닝 시리즈로 연결시키지 못하고 루징 시리즈에 그쳤다. NC와의 상대 전적도 3승 6패로 멀어졌다.
7일 경기에는 외국인 에이스격인 레일리가 나섰지만 3.1이닝 4피안타 5사사구 2피홈런 6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1회말 2사 만루에서 권희동에 그랜드 슬램을 통타당해 0-4가 되면서 너무나 쉽게 기선을 빼앗겼다.
2회초 롯데가 1점을 만회했지만 레일리는 3회말 박석민에 솔로 홈런을 허용해 1-5로 벌어졌다. 4회말 1사를 잡는 동안 사구와 안타를 각각 1개 씩 허용한 레일리는 조기 강판됐다.
이날 롯데는 4-12로 대패했다. 12경기에서 3승 6패 5.3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게 된 레일리는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8일 경기에는 애디튼이 선발 등판했지만 4이닝 13피안타 4피홈런 9실점(8자책)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1회말 1사 1, 2루에서 스크럭스에 선제 3점 홈런을 통타당하더니 손시헌에 2타점 적시 2루타를 얻어맞아 추가 2실점해 1회말에만 5실점했다.
애디튼은 3회말에는 이닝 시작과 함께 박석민과 권희동에 백투백 홈런을 허용했고 4회말에는 선두 타자 모창민에 우월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애디튼이 1회말부터 무너졌지만 4회말을 끝으로 100개의 투구 수를 채울 때까지 마운드에 두었다. 일찌감치 넘어간 경기에 불펜 투수를 소진하지 않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롯데 팬들에게는 경기를 쉽게 포기한 것으로 수용될 소지가 있었다. 롯데는 1점도 뽑지 못하는 무기력으로 일관하다 0-16으로 참패했다. 영입 초반 반짝했던 애디튼은 시즌 10경기에서 2승 7패 7.5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게 됐다.
내야수 번즈는 부상을 입고 이탈했다. 지난 2일 사직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 6회말 타격을 하다 옆구리 근육이 파열됐다. 재활 기간은 4주에서 6주로 예상된다. 전반기가 종료될 때까지 복귀하지 못할 수도 있다.
번즈는 0.268의 타율 7홈런 28타점 0.778의 OPS(출루율 + 장타율)을 기록하고 있었다. 5월 한때 맹타를 휘둘렀지만 전반적으로는 타격의 기복이 컸다. 지난 달 24일 사직 SK 와이번스전에서 4타수 3안타를 기록한 뒤에는 멀티 히트 경기도 없었다.
롯데는 전준우, 이대호, 최준석, 강민호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의 파괴력은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다. 외국인 타자가 OPS 0.8 정도의 생산력만 꾸준히 보여도 롯데 타선은 더욱 강력해질 것이다. 기복이 심한 번즈의 타격이 아쉬운 이유다.
레일리, 애디튼의 난조와 번즈의 부상 및 부진이 겹치면서 롯데는 난감한 상황이다. 외국인 선수가 1-2명이 부진하면 교체를 통해 팀 분위기 일신을 시도할 수 있으나 3명 모두 부진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 지 막막하다. 외국인 선수 영입 비용을 절감하려는 노력은 좋았지만 KBO리그에서 성공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은 저가형 선수들만 영입하다보니 가성비를 따져도 실패라고 할 수 밖에 없다.
롯데는 27승 31패 0.466의 승률로 7위에 그치고 있다. 최근 10경기 성적도 3승 7패로 좋지 않고 5위권과도 3경기차로 벌어진 상태다. 중위권 싸움에서 탈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외국인 선수 교체에 대한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 투자 없이는 이길 수 없다.
글 : 이용선/정리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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