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리모델링 재조명…'14년 동안 14곳' 성적은 저조
도시재생은 철거 대신 주거환경 개선하는 리모델링이 적합
업계 "내력별 철거 등 제도개선 등 선행돼야" 한 목소리
문재인 정부 핵심 부동산 정책인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도시재생은 도시의 본 틀은 유지하면서 낙후된 주거환경 개선과 지역 활성화를 도모하는 사업이다. 이는 기존 골조 등 틀은 그대로 두고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리모델링과 비슷한 점이 많다.
특히 리모델링은 허물고 다시 짓는 재개발, 재건축과 달리 철거가 아닌 친환경적인 부분 개발 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평가다. 또 무엇보다 리모델링은 실거주 중심의 사업으로 투기 세력의 접근이 상대적으로 적고, 이주민 비율도 작아 주거지에서 내몰리는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새 정부의 본격적인 도시재생 사업을 위해 리모델링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를 위해 내력벽 철거 허용 등 제도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현재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은 장점이 많은 점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성적이 저조한 편이다. 리모델링을 시도하려는 노후 단지들이 많지만 정작 사업이 정체돼 있는 곳들이 많다.
14일 리모델링 업계에 따르면 아파트 리모델링이 본격화된 지난 2003년부터 현재까지 약 14년 동안 리모델링으로 준공을 마친 단지는 총 14곳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도별 준공단지는 ▲2004년 대림아크로빌(강남구 압구정동) ▲2005년 이촌 로얄맨션(용산구 이촌동), 방배삼성에버뉴(서초구 방배동) ▲2007년 중앙하이츠(마포구 창전동), 방배예가클래식(서초구 방배동) ▲2008년 이촌동 두산위브(용산구 이촌동) ▲2010년 당산예가클래식(영등포구 당산동) ▲2011년 도곡예가클래식(강남구 도곡동) ▲2012년 호수예가클래식(마포구 현석동) ▲2013년 워커힐 푸르지오(광진구 광장동) ▲2014년 청담래미안 로이뷰, 대치래미안 하이스턴, 청담 아이파크 등이다.
이 가운데 실적이 가장 많은 건설사는 쌍용건설로 방배예가클래식, 당산예가클래식, 도곡예가클래식, 호수예가클래식 등 총 4곳을 차례로 시공했다.
이어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이 각각 3곳의 리모델링 단지를 준공했고 중앙건설, 두산건설, 대우건설, 현대산업개발이 등이 1곳씩 시공했다.
특히 쌍용건설은 방배예가클래식 리모델링에서 업계 최초로 1개층 필로티와 지하 1층 증축을 시공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게다가 최초의 2개층 수직증축 아파트인 ‘호수예가클래식’ 역시 쌍용건설이 시공을 맡아 진행했다.
그러나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은 현대산업개발이 지난 2014년 3월 준공한 청담 아이파크를 준공한 마지막으로 멈춰있는 상태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는 45곳이다. 특히 서울에서 리모델링으로 사업 방향을 확정하고 조합설립을 마친 곳은 총 12곳으로 오금 아남, 신정 쌍용, 둔촌 현대1차와 3차, 길동 프라자, 송파 성지, 개포 대치2단지, 개포 대청, 잠원 한신로얄, 염창 우성3차, 이촌 현대, 응봉 대림1차, 워커힐 아파트 등이다.
이 가운데 건축심의까지 통과한 곳은 단 2곳(오금 아남, 신정 쌍용)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해 리모델링 연한 축소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해 왔지만, 내력별 철거를 통한 세대 합병을 허락해야 사업추진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차정윤 리모델링협회 부회장은 “사업지 특성을 최대한 고려하고, 골조 등을 남겨 주변 파괴 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리모델링 사업이 관심을 받을 것”이라며 “업계는 소형 노후 공동주택의 일부 벽체를 보수·보강을 전제로 한 철거 허용 등의 제도개선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큰 틀에서 보면 새 정부의 기조가 도시재생에 방향성을 두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까지 세부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리모델링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판단해 업계는 기존 수주 단지와 신규 사업장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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