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권 대한민국 정체성 망각하면 참담한 결과 올 것"
외교의 본질은 국가이익이다...정세변화 망각 안돼
우리식 로맨스(?)로 국제적 시류에서 벗어나지 말아야
문재인 정권의 코드인사는 이제 외부에서 더 거론하기도 피곤할 만큼 노골적인 친북노선을 지향한다. 대통령의 대북정책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북한과의 연대만이 민족의 살 길” 과 같은 386운동권의 멋들어진 정신세계에 편승하여 여론의 변화에 따라 언제라도 갖다 바칠(?) 준비가 된 사람이라는 것을 경쟁하듯 뽐내고 있다는 건 청와대 보좌진들만 봐도 어렵지 않게 짐작 간다. 다 좋다. 성공하길 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외교의 기본을 잊어버린다면 과거 노무현 정권의 전철을 밟을 거라는 것은 본인이 더 잘 알 것이다.
외교의 본질은 국가이익이다
외교의 본질은 국가이익이다. 과거 서유럽의 외교는 해외통상무역의 독점권을 어느 선까지 주변국과 공유하느냐에서 출발했고, 경쟁과 이합집산을 거듭한 결과 두 세기에 걸친 서유럽의 패권이었다. 아무리 가까운 운명공동체(?)라고 하더라도, 국가와 같은 집단의 목표가 국익인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대한민국의 건국은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곧바로 진행된 냉전의 시작과 함께했다. 이와 같은 정체성에서 북한 같은 집단(국가)의 속성이 대한민국의 국가지향성과 다르다는 것은 팩트다.
냉전의 본질을 완벽히 파악한 건국초기 국가지도부가 존재했을 때, 대한민국은 행복했다. 한국전쟁의 참화를 극복한 후 의회제도의 초석을 닦았으며 한강의 기적을 통한 국력팽창의 역사를 맛보았으나, 탈 냉전기 진행된 자칭 진보세력의 존재가 국가 향방을 결정지을 때는 방향감각을 잃었다. 김일성 사후(死後) 북한정권 과도기에 우리에게 필요한 대응을 하지 못한 결과가 오늘날 북핵이라는 “늪”에 빠진 것이다. 국익이라는 단순한 논리와 정세 변화를 망각했을 때 어떤 결과가 왔는지 잊어선 안 된다.
국제적 시류에서 벗어나지 말아야
대북정책에 대한 문재인 정권의 성공여부는 자유진영과 진보진영 양쪽에 만족할 만한 성과가 있어야 한다. 불가능해 보일 것 같은 이 '성과'라는 것은 간단하다. 안보정권이라고 자부했던 MB시절 북한은 '박왕자 여사 피습',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이라는 본인들도 인정했던 평화공존 원칙에 완벽히 벗어난 대남도발을 거리낌 없이 자행했고, MB정권은 명백한 도발에 그 어떠한 대응도 하지 않는 한심한 모습을 보였다. 다행히 5.24조치라는 간헐적 대북제재를 하긴 했으나, 군사적 타격을 받고 군인과 민간인까지 사망한 피해를 입은 정상국가의 대응으로 보기에 당시 국가지도부는 너무도 무기력했다.
정체성이 바뀔 리 없는 그들에게 우리식 로맨스(?)는 항상 참담한 결과를 낳는다. 자유주의 진영과 자칭 진보진영 모두 다를 바 없었다. 그래도 북한이라는 존재에게 그토록 애정을 구걸하고 싶다면, 국제적 시류를 벗어나는 행보만이라도 제발 하지 말기를 바란다. 중국을 제외한 국제사회는 북한 핵문제를 두고 다각도의 압박과 대한민국의 의견을 적극 수렴한다. 여기서 정작 당사자인 우리가 다른 길을 간다면 국제사회는 북한 핵문제에 대한 압박은커녕 대한민국의 정체성마저 의심할 것이다.
북핵 문제 당사자는 대한민국이다. 그들의 군사적 도발에 대한 피해 당사자도 우리이고, 해결의 실마리를 쥐고 있는 것 역시 대한민국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의 군사적 화력은 독일의 그것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었으나, 확전을 두려워했던 국가지도부의 무능력이 독일의 파리점령이라는 참담한 결과를 낳았고 그 뒤의 유럽은 나치독일에 의한 아비규환(阿鼻叫喚)의 불바다로 변했다.
대한민국의 국력과 군사력은 이제 더 이상 북한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는 것은 자타가 인정한다. 거기에 패권국 미국과의 동맹이라는 또 다른 카드마저 가졌는데, 북한의 무력 도발에 또다시 무기력한 대응으로 일관한다면 대한민국의 존립근거는 없다.
유아기적 배덕감과 뒤틀린 앙심으로 똘똘 뭉친 마지막 전체주의 집단 북한의 정체성에서 화해의 제스처를 우리가 먼저 내미는 순간 도발은 시작된다. 그렇지만 언제나 그렇듯 북한의 태도변화는 대한민국의 “정치적 의지”이다. 그 의지에 따라 북한의 대남전략과 태도는 바뀐다는 원칙을 항상 잊지 말기를 학수고대한다.
글 / 임종화 경기대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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