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부족' LH 공공주택택지 경쟁률 지난해 절반 '뚝'…이유는?
지난해 8월 공동주택택지 청약과열 완화방안으로 과열 진정효과 나타나
반면 위례 A-10블록 경쟁률 200대 1 등 여전히 진입장벽 높아
올해 상반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한 공공주택용지의 경쟁률이 지난해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LH가 지난해 8월 시행한 ‘공동주택택지 청약과열 완화방안’ 덕이다.
그럼에도 공동주택용지는 여전히 수백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급부족 현상을 겪고 있지만, 경쟁률 수준은 확연히 축소됐다. LH는 올해 경쟁률을 높이던 중소 건설사들의 페이퍼 컴퍼니 대부분이 걸러졌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업계에선 여전히 제한 기준이 느슨하다며 공공주택용지 공급부족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건설업계와 LH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매각공고가 난 총 55개의 공동주택용지(재공고분 포함) 가운데 33개 필지가 판매됐다. 특히 지난달 공급한 5개 공동주택 용지의 경쟁률이 최저 99대 1에서부터 최고 2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달 20일 LH가 분양한 위례신도시 A-10블록은 1필지 매각에 200개 회사가 신청하기도 했다. 같은 날 분양한 위례 A3-2블록도 경쟁률이 196대 1이었다.
지난달 27일 분양한 시흥 장현지구 B-8블록도 경쟁률이 195대 1에 달했다. 앞서 같은달 15일 분양한 평택 고덕신도시 A-45블록도 경쟁률이 99대 1에 육박했다.
LH 관계자는 “소규모 연립주택 용지나 집값이 하락 중인 지방, 수도권 외곽 지역에서 공급된 토지를 제외하곤 거의 대부분이 팔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낮아야 300대 1 수준이던 수도권 공동주택 용지 경쟁률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난다. 실제 LH가 지난해 2월 공급해 최저 경쟁률을 기록한 시흥목감지구의 용지 경쟁률은 304대 1이었다. 이외에도 대부분의 수도권 용지는 평균 600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4월 고양향동에서 공급된 A2블록은 629대 1, 남양주별내의 A20은 694대 1을 기록했다. 이어 5월 인천청라에서 나온 A30블록도 610대 1에 달했다.
이는 시흥장현지구 한 곳만 비교해봐도 확연한 차이가 나타난다. 지난해 5월 공급된 시흥장현지구 B3블록 용지의 경쟁률은 502대 1을 기록했지만, 지난달 27일 같은 곳에서 공급된 B8블록 용지의 경쟁률은 195대 1에 그쳤다.
여전히 높은 경쟁률을 이어가고 있지만, 지난해 8월 LH가 시행한 ‘공동주택용지 청약과열 완화 방안’으로 페이퍼컴퍼니 참여 봉쇄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LH는 올해 공동주택용지를 분양받을 수 있는 회사의 1순위 자격 요건을 최근 3년간 주택건설 실적이 300가구 이상인 곳으로 제한하고 있다.
공동주택용지의 당첨확률을 높이려고 실체도 없는 서류상의 회사(페이퍼컴퍼니)를 동원해 용지 분양받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이 같은 조치는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상가주택용지) 시장에서도 효과가 나타났다. 지난해 최고 9000대 1까지 경쟁률이 치솟은 상가주택용지 청약률은 최저 100대 1 수준으로 진정됐다. 최근 양산물금2 지구에서 나온 29개 필지의 신청자수는 7440명, 경쟁률은 257대 1을 기록했다. 수도권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던 파주운정 지구의 경쟁률도 113대 1로 떨어졌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LH의 방안으로 최근 2~3년간 과열된 주택공동주택시장의 진정효과 있지만, 중견 건설사들에게는 입찰의 벽은 여전히 높아 공동주택용지 수급이 어렵다”며 "정부는 공공택지를 꾸준히 공급해야 주택 공급이 늘고 집값도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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