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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증세 vs 명예과세'...여야 '네이밍' 정면충돌


입력 2017.07.25 14:59 수정 2017.07.25 15:32        조정한 기자

민주당 '명예증세' '사랑과세' 존경과세' 명명

한국당 "좋은 말씀들...선동정치의 극치" 비판

정부, 여당발(發) 초고소득자 및 초거대기업에 대한 증세와 법인세 인상을 놓고 여야 대치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여론전에도 불이 붙었다. 여당은 '조세정상화'를 주장하는 반면 야권은 '표적증세'라고 맞받아치고 있다. 사진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부·여당발(發) 초고소득자 및 초거대기업에 대한 소득세 및 법인세 인상을 놓고 여야 대치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여론전에도 불이 붙었다. 여당은 '조세정상화'를 주장하는 반면 야권은 '표적증세'라고 맞받아치고 있다.

민주당과 정부는 오는 27일 당정협의를 추가로 열고 구체적인 증세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이지만, 벌써부터 '증세'라는 단어를 놓고 정치권이 들썩이고 있다. 특히 여야 수뇌부는 여론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증세'의 또 다른 이름짓기에 혈안이 된 상태다.

제1야당이자 세금 인상을 반대하는 자유한국당은 이번 증세를 '부자증세' '슈퍼리치' '핀셋증세' '표적증세'라고 명명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앞서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과표 2000억 원 초과 대기업에 대한 법인세율을 25%로 현행 대비 3%p 올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반면 여당인 민주당은 '증세'가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깎아준 법인세와 부자 감세를 정상화 하는 과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서민이나 중산층은 증세 대상에서 제외되고 상위 1%의 대기업만 해당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여론 반발을 사전차단하려는 모양새다.

추 대표는 초거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지난 24일 이를 '명예과세'라고 명명했고,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같은 날 '사랑과세' '존경과세'라는 새로운 이름을 언론에 제시하기도 했다. 김경수 민주당 의원도 지난 22일 자신의 SNS에 "문재인 정부의 증세, 이름을 지어주세요"라는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특히 김 정책위의장은 이 같은 네이밍(이름 짓기)을 언급하며 "불신보다 사랑을 받는다는 측면에서 인상된 법인세는 '사랑과세'가 될 것"이고 초고소득자에 대한 증세는 '존경과세'라고 분리해 설명하기도 했다.

'증세'에 거부감을 줄이려는 여당의 노력에 한국당은 부자를 대상으로 하는 증세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음은 물론, 여당이 이름 짓기를 통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선동정치의 극치"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은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증세'에 거부감을 줄이려는 여당의 노력에 한국당은 부자를 대상으로 하는 증세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음은 물론, 여당이 이름 짓기를 통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선동정치의 극치"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명예, 사랑, 존경 다 좋은 말씀들 아닙니까"라고 반문하며 "문재인 정부의 공약을 달성하기 위한 일부 방편으로 지금 이들에 대한 증세만을 목적으로 한 세법개정안이 통과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여야 대치를 예고했다.

이어 "만약에 (초거대기업의) 사내 유보금이 문제라고 한다면 다른 정책을 펴서 기업 투자 활성화 쪽으로 쓰게 만들어야 했다"고 지적하면서 사실상 복지 포퓰리즘 공약을 위해서 세금 인상으로 국민들에게 부담을 전가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국정과제 15번에 보면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자에 대한 과세 정상화라는 목표를 분명히 적시하고 있다"며 복지 공약 이행을 위한 세금 확보 차원의 증세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초고소득자의 소득세에 대해선 "적정 수준의 소득세를 더 부담한다면 우리 국민들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실천하고 있다고 평가할 것이고 부자들이 국민들로부터 더 많이 존경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국민의 85.6%가 이 조치에 찬성을 하고 있다"고 정당성을 강조해 증세 논란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조정한 기자 (impactist9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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