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전 임원 "말 계약서, 특검 조사때 처음 봐...서명도, 말 교환 내용도 없었다"

황성수 전 전무, "교환에 관여 및 승인 안해...차액 지급 계획 전혀 없어" 증언

"함부르크 프로젝트, 다른 승마선수 지원 위한 것"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가 31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 전직 임원들의 속행 공판에 피고인 신문을 위해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황성수 전 전무, "교환에 관여 및 승인 안해...차액 지급 계획 전혀 없어" 증언
"함부르크 프로젝트, 다른 승마선수 지원 위한 것"

삼성전자가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독단적으로 단행한 말 교환에 관여한 적이 없다는 증언이 나왔다. 최 씨의 딸 정유라가 타던 '비타나V’와‘라우싱'을 ‘블라디미르’와 ‘스타샤’로 바꾼 것인데 전 삼성전자 임원은 말 매매 계약서를 특검 조사때 처음봤다고 증언했다.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전 대한승마협회 부회장)는 31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들에 대한 제 48차 공판에서 진행된 피고인 신문에서 "삼성전자는 비타나와 라우싱 교환에 관여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황 전 전무는 "삼성전자가 말을 팔았으면 매매 대금을 받아야하는데 우리가 승인도 안했는데 교환을 했다고 해서 굉장히 놀랐다"며 "당시 계약서를 본적이 없었고 특검조사 받을때 처음 봤는데 서명도 없었고 교환한다는 내용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차액 지급 계약 내용만 있었는데 삼성전자는 차액 지급 계획이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황 전 전무는 최 씨가 삼성 몰래 말을 교환한 것을 알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소상히 밝혔다. 그는 지난해 9월 30일 코어스포츠와 용역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뒤 독일에서 최 씨를 만난 자리에서 청산비를 논의하다가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 씨는 용역계약을 해지하기 직전인 작년 9월 28일경 삼성에 마필 교환을 요청했지만 삼성측은 확답을 주지 않자 30일 안드레아스에게 삼성과 이미 사전에 이야기가 됐다며 말 교환을 성사시킨 것이다.

황 전 전무는 "우리의 표현을 수용으로 오해했거나 우리 의사를 무시하고 진행할 계획이었던 것 같다"며 "안드레아스가 우리가 최 씨에게 끌려 다니는 모습을 봐와서 안드레아스가 최 씨의 말만 듣고 진행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변호인단이 "30일 용역 계역액 종료를 앞두고 있어 최 씨가 욕심을 낸 것이 아닌가"라고 묻자 그는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그는 최 씨가 정 씨에 대한 지원을 노골적으로 요구해 오자 최 씨와의 관계를 단절하고 다른 승마선수들을 독일에서 훈련시키기 위한 일환으로 함부르크 프로젝트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황 전 전무는 다른 선수들을 독일에서 훈련시키려 하니 최 씨가 마장 뿐만 아니라 용역회사 분리까지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안드레아스에게 용역회사 역할을 부탁하고 그와 게약을 준비하면서 최 씨와의 관계를 끊을 계획이었는데 작업이 다소 늦어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