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ovie] '택시운전사' 송강호, 세 번째 1000만 보인다
개봉 3일 만에 200만 관객 돌파
'괴물' '변호인' 이어 금자탑 세울까
'1억 국민배우' 송강호(50)가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세 번째 천만 작품을 새길 수 있을까.
올 여름 극장가는 두 편의 한국영화 '군함도'(류승완 감독)와 '택시운전사'(장훈 감독)가 양강 구도로 형성하면서 뜨겁게 달아올랐다.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하지만 개봉 직후 불거진 갖가지 논란에 흥행 속도가 크게 저하됐다. 그 사이 '택시운전사'가 선두 자리를 치고 올라가면서 판도가 크게 흔들렸다.
'택시운전사'는 개봉 3일째인 4일 2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이미 500만 고지를 밟은 '군함도'를 맹추격하고 있다.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가 통금시간 전까지 광주를 다녀오면 큰돈을 준다는 독일 기자를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휴먼 블록버스터다. '연기 신'으로 손꼽히는 송강호는 이 작품으로 또 한 번 1000만 관객을 정조준하고 있다.
주연배우로서 누적 관객수 1억 명을 돌파한 최초의 배우 송강호는 그동안 '괴물'(2006, 봉준호 감독)과 '변호인'(2013, 양우석 감독), 두 편의 1000만 영화를 보유하고 있었다. '택시운전사'가 지금과 같은 기세를 이어간다면 또 한 편의 1000만 영화가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매 작품 관객의 눈시울을 적신 송강호는 이번 작품에서도 평범한 소시민으로 변신해 관객의 콧잔등을 시큰하게 만들고 있다.
관객 반응도 좋다. '택시운전사'는 가슴 아픈 현대사를 밝고 진정성 있게 그려내 CGV 골든 에그 지수 99%, 각종 예매사이트 평점 9점 이상을 기록 중이다. 여기에 최근 영화감독들과 각계각층 오피니언 리더들의 뜨거운 호평이 흥행에 탄력을 불어넣고 있다. 무엇보다 송강호의 연기에 아낌없는 존경심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박찬욱 감독은 "가장 나약한 인간이 가장 용감해지는 순간을 설득력있게 표현한다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송강호 연기가 놀라운 이유는 그것을 해냈을 뿐 아니라 그런 연기가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인 것처럼 느껴지도록 한다는 데 있다"며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봉준호 감독 또한 "두고 온 손님 탓에 기어코 다시 핸들을 꺾었던 한 택시운전사의 마음이 위대한 배우 송강호의 얼굴로 다시 살아나 우리들 가슴 속 미안함의 응어리를 풀어줬다. 투박한 듯 진솔한 택시기사들이 그러하듯이 이 영화 또한 끝끝내 목적지에 도달하고야 만다"고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김지운 감독도 "송강호, 그가 웃으면 따라 웃고 그가 울 때 함께 울었고 주먹을 쥘 때 따라 쥐었다. 그가 그 날 광주에 내려준 것은 독일기자가 아니라 바로 우리들이었다. 그가 한 시대를 연기하면, 우리는 그 시대를 체험한다. 송강호의 얼굴에는 시대의 풍경이 있다"고 송강호의 연기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택시운전사'는 북미 지역에서 열리는 판타지아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공식 폐막작으로 선정된 것은 물론, 송강호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송강호는 지난 2007년 이 영화제에서 '우아한 세계'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이후 10년 만에 다시 영광을 안게 됐다.
매 작품마다 한국 영화계에 굵직굵직한 발자국을 남기고 있는 송강호가 이번에도 그 위상을 다시금 확인시켜줬다는 평가다. 과연 흥행 면에서도 올 여름에도 최후의 승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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