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락홀드, 미들급 다시세우기 첫걸음 ‘긁적긁적’
UFC 파이트 나이트 116서 브랜치에게 고전 끝에 2R TKO승
이런 수준의 경기력과 태도로는 미들급 정리 전에 끝나
UFC 전 미들급 챔피언 루크 락홀드(32·미국)가 1년 3개월 만에 옥타곤으로 돌아와 승리했다.
랭킹 3위 락홀드는 17일(한국시각) 미국 피츠버그 PPG 페인츠 아레나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16’ 메인이벤트(3분 5R)에서 랭킹 9위 데이빗 브랜치(35·미국)를 2라운드 4분 5초 만에 그라운드에서 TKO로 꺾었다.
1년 9개월 만에 승리한 락홀드는 통산 16승(3패)째를 기록했다. 14번째 피니시.
락홀드는 “지나친 특혜다. 방어전을 피하는 비스핑의 챔피언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했다. “내가 비스핑에 벨트를 빼앗겨 이 지경이 됐다”며 UFC 미들급을 다시 정리하겠다는 각오로 이날 경기에 나섰다.
스트라이크포스 미들급 챔피언 출신의 락홀드는 UFC로 건너와 크리스 와이드먼을 누르고 챔피언에 등극했지만, 지난해 6월 UFC 199에서 부상과 방심 속에 마이클 비스핑에게 챔피언 벨트를 빼앗겼다.
얼떨결에 행운의 챔피언이 된 비스핑은 미들급 톱랭커들과의 대결을 의식적으로 피해왔다. 이를 향해 경쟁 파이터들은 “코너 맥그리거를 따라하는 것이냐. 비스핑은 그럴 능력도 없다. 어서 방어전을 치르라”고 촉구했다.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비스핑은 지난해 10월 은퇴를 앞둔 노장 댄 헨더슨(당시 랭킹 12위)과 명분 없는 1차 방어전을 치렀고, 오는 11월 UFC 217에서는 은퇴 후 돌아오는 전 웰터급 챔피언 조르주 생피에르와의 2차 방어전을 앞두고 있다. 미들급 챔피언을 노리는 상위권 강자들로서는 가슴을 칠 노릇이다.
이를 아는 락홀드는 자신의 패배 이후 엉망이 되어버린 UFC 미들급을 다시 정리하겠다는 각오를 던지고 호기롭게 옥타곤에 올랐다. 자신을 괴롭혔던 무릎 부상도 완전히 회복됐다며 화끈한 승리를 다짐했다.
그러나 질 뻔했다. 브랜치는 경쾌한 스텝을 바탕으로 펀치와 킥으로 락홀드를 몰아세웠다. 락홀드의 회심의 한 방을 피한 뒤에는 카운터에 이어 원투 콤비네이션으로 락홀드의 안면을 때렸다. 이후에는 테이크다운까지 성공시켰고, 다시 락홀드 안면에 펀치를 넣었다. “허무하게 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때, 락홀드는 클린치로 간신히 브랜치의 공격을 끊었다.
2라운드 초반에도 브랜치에게 주도권을 빼앗겼다. 브랜치는 락홀드 안면에 펀치를 넣은 뒤 락홀드를 케이지 쪽으로 몰아갔다. 락홀드는 다시 클린치를 시도하며 위기를 벗어났다. 사우스포인 락홀드는 치명적 무기인 왼발 킥은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했다.
위기에 빠진 락홀드는 그라운드 싸움으로 작전을 바꿨고, 이어 테이크다운에 성공한 뒤 풀마운트에서 파운딩을 퍼붓고 승리를 차지했다. 어떠한 그래플러도 락홀드 아래 깔리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진리(?)’는 다시 입증했다. 이처럼 그라운드의 위력은 여전했지만 미들급 탈환을 기대하는 팬들에게는 진한 아쉬움을 남긴 한판이다.
물론 WSOF 미들급·라이트헤비급 챔피언 출신의 브랜치가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하지만 이날의 경기력으로는 타이틀매치에 오르기도 전에 휘태커-로메로를 넘지 못할 수도 있다. 1라운드의 고전이 경계를 늦춘 탓이라면 비스핑전과 다를 바 없는 과오를 범한 것이다. 이 수준의 경기력과 태도로는 미들급 정리는 고사하고 자신이 정리당할 수 있다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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