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중국 중소도시 블루오션 개척으로 사드 악재 돌파
프라이드보다 작은 저가 C1 차종 출시…지방 중소도시서 신차발표회
자동차 보급률 낮은 중소도시 서민층 공략, 점유율 확대 노려
프라이드보다 작은 저가 C1 차종 출시…지방 중소도시서 신차발표회
자동차 보급률 낮은 중소도시 서민층 공략, 점유율 확대 노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여파로 중국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미개척 시장인 중국 중소도시 공략에 나선다. 높은 가격경쟁력을 갖춘 소형차를 앞세워 자동차 보급률이 낮은 지역을 공략해 중국 내 점유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중국 시장에서 각각 ‘올 뉴 루이나’와 ‘페가스’라는 이름의 중국 전략형 차종을 나란히 출시했다.
현대차의 중국 합자법인 베이징현대는 지난달 19일 베이징, 스좌장, 시안, 지난, 정저우, 칭샤, 허페이 등 7개 도시에서 올 뉴 루이나의 신차 발표회를 진행했다.
기아차의 중국 합자법인 둥펑위에다기아는 지난달 26일 닝보, 정저우, 칭샤, 허페이, 청두, 시안 등 13개 도시에서 페가스를 공개하고 판매를 시작했다.
두 회사 모두 대도시와 경제가 크게 발달한 동부 해안도시보다는 상대적으로 낙후된 내륙의 중소 도시들을 신차 발표 장소로 택했다. 현대차만 베이징현대 본사가 위치한 베이징을 추가했을 뿐, 상하이, 톈진, 광저우 등 중국의 대표적인 대도시이자 생활수준이 높은 도시들은 제외됐다.
이는 올 뉴 루이나와 페가스의 지향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이들 차종의 공통점은 국내에서 판매되는 엑센트나 프라이드보다 작은, 중국 내에서 ‘C1’ 차급으로 분류되는 소형 차종이라는 점이다.
전장 4300mm, 전폭 1700~1705mm의 비슷한 크기를 갖춘 올 뉴 루이나와 페가스는 세단형이면서도 국내용 소형차인 프라이드 세단(전장 4370mm, 전폭 1720mm)보다 짧고 좁은 한 단계 아래 차급이다.
파워트레인 역시 카파 1.4 MPI 단일 엔진에 5단 수동변속기 혹은 4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으로 단출하다. 프라이드의 경우 1.4 MPI 외에 1.6 GDI 엔진을 운영하며, 1.4 모델에는 4단 자동변속기 외에 6단 수동변속기가 조합된다.
두 차종 모두 젊은층을 겨냥한 스마트한 디자인과 최신 사양을 앞세웠지만, 실질적으로 강조되는 부분은 ‘가성비’다.
저렴한 가격과 낮은 유지비용으로 경제성과 실용성을 앞세워 아직 자동차 소비층에 진입하지 못한 중국 중소도시의 서민층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 담긴 차종인 것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성장했지만, 그만큼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고, 선진 자동차 업체들과의 합자기업 운영을 통해 기술을 축적한 중국 현지 기업들도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며 점차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 주요 대도시의 고소득 계층을 중심으로 형성된 시장이 이미 심각한 ‘레드오션’이 된 상황에서 현대·기아차는 아직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중소 도시를 공략해 중국 내 점유율을 늘리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 2010년부터 루이나를 출시하며 C1 차급 시장에 진입한 뒤 이번에 풀체인지 모델을 내놓은 것이지만, 기아차는 이번에 출시한 페가스가 C1 차급 최초의 차종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중국은 넓고 인구가 많은 만큼 수요층도 다양해 그에 맞춘 다양한 차종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면서 “대도시에서는 쏘나타와 SUV 라인업 등을 주력으로 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낮은 지역에서는 좀 더 저렴하고 실용적인 차종으로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출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방 중소도시의 경우 점차 소득수준이 올라오고 있으나 자가용 보급률이 높지 않아 성장 잠재력이 높은 ‘중국 내의 블루오션’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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