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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권오현' 누가? 윤부근·이상훈 유력 속 세대교체 '관건'


입력 2017.10.14 10:18 수정 2017.10.14 12:30        이홍석 기자

현실적으로는 윤부근 CE부문장-이상훈 CFO 가능성 높아

세대교체 부각되면 예측 어려워...이재용 부회장 의중 반영 관심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의 용퇴로 그 후임이 누가 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윤부근 소비자가전(CE)부문장과 이상훈 경영지원실장(CFO·이상 사장) 등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사진은 윤부근 삼성전자 대표이사.ⓒ삼성전자
현실적으로는 윤부근 CE부문장-이상훈 CFO 가능성 높아
세대교체 부각되면 예측 어려워...이재용 부회장 의중 반영 관심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의 용퇴로 그 후임이 누가 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윤부근 소비자가전(CE)부문장과 이상훈 경영지원실장(CFO·이상 사장) 등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대대적인 세대교체 인사가 이뤄지면서 새로운 인물 부각 가능성도 제기된다.

14일 삼성전자와 업계에 따르면 권오현 부회장의 용퇴 선언으로 대표이사와 디바이스솔루션(DS·부품)부문장,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등 공석이 되는 자리를 메울 후속 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시기는 아직 미정이지만 인사 필요성이 발생한 만큼 연례적으로 이뤄졌던 12월 초보다는 다소 빠른 11월 중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인사를 단행하지 못한 것도 올해 인사가 조금 일찍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가장 큰 관심은 권 부회장에 이어 삼성전자 호를 이끌 선장에 쏠리고 있다. 이건희 회장의 와병과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에 이어 권 부회장의 용퇴로 부회장과 대표이사 자리가 모두 공석이 되면서 리더십 부재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이를 최소화하려면 부회장급 대표이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포스트 권오현’ 윤부근 CE부문장 유력...이상훈 CFO도 주목

현재 ‘포스트 권오현’으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윤부근 CE부문장(사장)이다. 이 부회장과 권 부회장, 신종균 사장 등과 함께 회사 등기이사인 윤 사장은 가전사업을 총괄해 온 인물이다.

지난 1978년 삼성전자에 엔지니어로 입사한 후 30년간 제조팀장·개발팀장·사업부장 등을 역임하며 삼성전자 TV를 글로벌 제품 반열에 올려 놓은 일등공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보르도 TV로 액정표시장치(LCD) TV 시장 1위를 달성한 것이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지난 2009년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과 2012년 생활가전사업부장에 이어 2013년부터 CE부문장을 맡아 왔다. 현재 사장단 중 최고참으로 부하 직원들과의 적극적인 교감과 사업부 장악 능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사장단과 이사회 내에서 소통능력이 뛰어나 현재 위기 상황에 구원투수로 적합하다는 평가다. 윤 사장이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면 지난 1997년부터 2008년까지 12년간 삼성전자 대표이사를 맡았던 윤종용 전 부회장 이후 정통 엔지니어 출신 대표이사가 된다.

이와 함께 이전에 삼성전자 대표이사를 맡았던 최지성 전 부회장(전 삼성 미래전략실장)과 유사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최 전 부회장은 완제품 부문장(사장)을 맡던 지난 2009년 유럽 최대가전 전시회 ‘IFA’에서 당시 2선으로 물러나 있던 이건희 회장의 오너 경영이 필요하다는 발언을 한 뒤 그 해 말 인사에서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윤 사장도 올해 ‘IFA 2017' 행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부재를 ‘선단장 없는 선단’에 비유하며 오너 경영의 필요성에 대해 발언한 바 있어 최 전 부회장의 당시 발언과 묘하게 겹치는 모습이다.

이상훈 경영지원실장도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을 맡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회사의 살림을 챙겨왔다. 이재용 부회장이 회사 등기이사로 선임된 지난해 10월 주주총회 전까지 등기이사를 맡아 관리자로서의 역할이 충분히 검증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현재 삼성전자가 유례가 없는 위기에 처했다는 점에서 관리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04년 그룹 구조조정본부에서 근무하는 등 리스크 관리 경험도 풍부하다는 평가다.

DS부문장의 경우, 김기남 DS부문 반도체총괄 사장이 유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주총을 거쳐야 해 내년 3월까지 시간이 있는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와 달리 바로 선임할 수 있는 상황으로 회사 전체 영업이익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DS부문의 중요성을 감안해 선임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또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의 경우, 이동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부장(부사장·1959년생)과 김성철 연구소장(부사장·1961년생) 등이 유력 후보가 될 전망이다.

세대교체 방점 찍을 경우, 대대적인 인사 가능성도

하지만 권 부회장의 용퇴선언으로 세대교체 가능성이 커진 만큼 큰 폭의 변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권 부회장이 용퇴의 변으로 후배 경영진으로 새출발해야 한다는 점에 방점을 찍은만큼 현 경영진의 연쇄 용퇴로 인사 폭이 커지면서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 경우, 김기남 DS부문 반도체총괄 사장이 급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권 부회장의 뒤를 이어 DS부문장 승계가 유력한 그는 1958년생으로 확실한 세대교체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카드다.

사장 8년차로 2012년 6월부터 2013년 말까지 1년 반동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를 맡는 등 최고경영자(CEO)로서의 경험도 충분하다.

특히 그가 맡고 있던 반도체사업부 실적이 올해 최대 실적 경신 행진을 지속하는 등 실적 면에서 스마트폰과 가전 등 다른 부문을 압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성과주의’와도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

또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반도체사업부 사기 진작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연간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지난 2013년(매출 228조원·영업이익 36조7900억원) 당시 회사 실적을 이끌었던 것은 스마트폰 주축의 IT모바일(IM)부문이었다. 당시 IM부문은 매출 138조8200억원과 영업이익 24조9600억원을 달성하며 매출의 절반 이상, 영업이익의 3분의 2를 책임졌다.

그해 말 인사에서 IM부문은 가장 많은 승진자를 배출했고 고속 승진을 의미하는 발탁 인사도 두드러졌다.

반도체 사업부는 현재 회사 전체 영업이익의 3분의 2를 책임지고 있는 등 유례가 없는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와 비슷한 상황이다. 하지만 2013년과 달리 이건희 회장 와병과 이재용 부회장 구속 등으로 회사 전체적인 분위기가 다르다는 점은 변수다.

삼성전자 인사가 대대적인 세대교체에 방점을 찍을 경우, 다른 계열사들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룹 미래전략실 해체로 계열사별로 인사가 단행되지만 주력 계열사와 유사한 방향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또 업종마다 다른 성격이 다른 점을 감안하면 전자·IT(삼성전자), 금융(삼성생명), 기타(삼성물산) 등 분아별로 동일한 기조로 인사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옥중에 있는 이 부회장이 의중이 어느정도 반영될지도 관심사다. 이 부회장의 의사가 많이 반영될 경우, 자신의 경영 스타일대로 젊은 실무형 글로벌 인재를 대거 발탁해 세대교체를 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현재 최대 위기 상황에 처한 것을 감안해 사장단 인사는 최소화하면서도 임원 인사는 세대교체에 방점을 찍어 대대적으로 이뤄지는 ‘투트랙’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인사를 단행하지 못한 상황에서 오너 부재와 대표이사의 용퇴 선언으로 올해 말 인사는 시기나 규모 등을 전혀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며 “현재 위기를 맞고 있다는 점이 안정과 변화 등 두 선택을 모두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더욱 복잡해 졌다”고 진단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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