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이종현 "츤데레 영춘이 통해 반성했어요"
KBS2 '란제리 소녀시대' 종영 인터뷰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 작품"
KBS2 '란제리 소녀시대' 종영 인터뷰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 작품"
"무서워 마라. 내가 있다."
최근 종영한 KBS2 드라마 '란제리 소녀시대'에서 영춘은 그야말로 츤데레(겉으로 무뚝뚝하나 속은 따뜻한 사람을 뜻하는 일본식 신조어)였다.
영춘은 첫눈에 반한 혜주(채서진)에게 퉁명스럽게 대하지만, 혜주가 위기에 처해 도움이 필요할 때 곁을 지켰다. 그런 영춘을 시청자들은 춘데레(주영춘+츤데레)라고 불렀다.
영춘을 연기한 밴드 씨엔블루 출신 연기자 이종현을 18일 서울 명동에서 만났다.
2010년 씨엔블루로 데뷔한 이종현은 영화 '어쿠스틱'으로 연기활동을 시작해 '신사의 품격'(2012)에서 장동건의 아들로 출연해 화제가 됐다.
이후 '오렌지 마말레이드'(2015), '마이 온리 러브송'(2017) 등에 출연했다.
'란제리 소녀시대'는 1970년대 후반 대구를 배경으로 한 복고풍 드라마다. 시작 전부터 '응답하라' 시리즈와 비교됐고, 아이돌 스타 캐스팅으로 우려를 낳았지만 예상 밖 호평을 얻었다. 무엇보다 풋풋한 사춘기 여고생들의 이야기가 공감을 샀다.
이종현은 "캐스팅이 늦게 돼서 부담감을 느끼고 촬영했다"며 "내겐 위험한 선택이었지만 영춘이가 매력적이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 작품을 안 하면 후회할 것 같았다. 생각한 것보다 많은 사랑을 받아서 하기 잘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고향이 부산인 이종현은 부산 사투리를 자연스럽게 썼다. 대구 사투리와 부산 사투리의 차이는 억양에서 나온단다. 캐릭터를 위해 준비한 점을 묻자 "외화 '내 사랑' 속 에단 호크와 국내 작품 '해바라기'의 김래원 선배 연기를 참고했다. 미성숙하고 불안한 사람이 한 사람을 통해 성숙해가는 과정을 표현하려고 애썼다"고 강조했다.
혜주와 영춘의 애틋한 로맨스는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이종현에겐 큰 고민거리였다. 혜주와 영춘의 사랑을 '치명적인 사랑'으로 정의했다. "혜주에게 영춘은 매력적인 남자이고, 영춘에게 혜주는 끌릴 수밖에 없는 여자입니다. 드라마를 통해서 삶에서 왜, 사랑이 중요한지 다시금 생각하게 됐어요. 사랑이 한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고민하기도 했죠."
그러면서 이종현은 영춘이를 통해 반성했다고 털어놨다. "저한테도 이렇게 순수하고, 풋풋했던 때가 있었나 생각해봤죠. 학창시절 때 그랬던 것 같아요. 그때 느꼈던 감정을 되새김질했죠. 지금은 순수한 감정이 퇴색된 것 같아서 반성했어요."
연애 스타일을 묻자 그는 "28년간 실패한 게 사랑"이라고 웃은 뒤 "항상 후회만 남는 사랑을 했다. 좋은 남자인 것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배운 점에 대해선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짜릿한 기분을 느꼈다"면서 "이전에는 잘 하려고 욕심만 부렸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 제작진과 어울리는 과정을 배웠다. 동생들과 함께하면서 책임감도 느꼈다"고 털어놨다.
이종현이 속해 있는 씨엔블루는 가수와 연기 활동을 병행한다. 정용화는 JTBC 금토드라마 '더패키지'에서, 강민혁은 MBC 수목드라마 '병원선'에서, 이정신은 오는 12월 방송을 앞둔 SBS플러스 '애간장'에서 주연을 맡았다.
그는 "한 분야에서 놓친 걸 다른 분야에서 채운다"면서 "어디서도 느낄 수 없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가수와 배우 활동을 하면서 느낀다. 뜨거운 에너지를 만드는 작업이라서 내겐 정말 소중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멤버들끼리는 연기 얘기를 안 하는 편이에요. 서로 실없는 얘기만 합니다. 하하. 그래도 서로 자극도 되고, 선의의 경쟁을 하는 편이죠. 씨엔블루 멤버들이 없었으면 저도 여기까지 못 왔을 거예요."
그러면서 이종현은 과거 지나친 이상을 추구해서 1~2년간 폐인처럼 지냈다고 털어놨다. "빌보드에 진입하려는 꿈을 꿨었거든요. 음악을 제대로 하고 싶어서 고집을 부렸어요. 미련하게 보일 정도로요. 후회도 했죠.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이 좀 편해졌어요. 가수 활동이 연기할 때 도움도 되고요."
최근 고민과 관련해선 "내가 가진 것에 비해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고민"이라면서도 "조금 더 여유롭고 자유로워지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롤모델로는 최민수를 꼽았다. 좋은 남자, 좋은 사람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종현이 바라는 이종현의 모습은 '좋은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다. "예전엔 저 스스로 어른스럽다고 착각했어요. 음악을 일생일대의 업이라고 생각하며 부담을 느꼈고, 너무 힘들었죠. 그러다 어느 순간 즐겨야 한다고 다짐했죠. 여유와 멋을 갖추면서도, 딱 봐도 좋은 사람이라는 게 느껴지는 사람을 꿈꿔요."
그는 또 "이번 작품을 통해 기회가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깨닫게 됐다"며 "내게 온 소중한 기회를 잘 잡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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