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함 버린 잉글랜드…도미 대신 가자미
잉글랜드 대표팀이 달라졌다. 화려함은 떨어지지만 실속을 챙기기 시작했다. 독일전에 이어 브라질과의 경기에서도 무실점 무승부를 기록하며 내년 열리는 러시아 월드컵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두 경기 모두 신예 선수들이 주축을 이뤘고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잉글랜드 대표팀은 15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에 위치한 웸블리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친선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11월 A매치 2연전에서 잉글랜드는 독일에 이어 브라질과의 경기에서도 0-0 무승부로 비교적 값진 성과를 거두며 내년 열리는 월드컵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그동안 잉글랜드의 특징은 '화려하지만 실속이 없다'였다. 2000년대 잉글랜드 대표팀은 프리미어리그에서 굵직한 활약을 펼쳤던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포지션에 즐비했음에도 내용도 결과도 실패였다.
축구계 최고 난제 중 하나인 제라드와 램파드의 공존은 끝내 해결하지 못했고, 2006 독일 월드컵 8강 이후에는 눈에 띄는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조별 예선에서 탈락했고, 유로 2016에서는 아이슬란드에 발목이 잡히며 16강에서 떨어졌다.
유로 이후 잉글랜드 대표팀은 체질 개선에 나섰다. 예선을 1위로 마치며 본선행을 확정 지은 이후에는 실험에 돌입했다. 바로 신예 선수 발굴이다.
그리고 이번 친선 경기 2연전에서 잉글랜드 대표팀은 신예 선수들을 중심으로 세대교체는 물론 수비적인 전술 운용으로 쉽게 지지 않는 새로운 팀으로 재편하는 데 성공했다. 브라질전에서 잉글랜드의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고메스와 스톤스 그리고 맥과이어를 투입해 수비진에 변화를 줬다.
세 선수 모두 유기적이었다. 무엇보다 단단했다.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브라질 대표팀이었지만 잉글랜드의 탄탄한 수비력 앞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스타플레이어의 무리한 기용으로 인한 불협화음보다는 조금은 부족해도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 위주로 재편한 점이 가장 눈에 띄는 성과였다.
반면 브라질은 약점만 드러났다. 중원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면서 네이마르가 고립됐고, 잉글랜드 수비진의 단단한 벽에 부딪혀 마땅한 공격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하며 무승부로 경기를 마쳐야 했다.
아직 월드컵 본선 개막까지는 7개월이란 시간이 남아 있다. 그러나 잉글랜드는 기존의 화려한 선수진은 예전보다 못해도 내실을 다지며 단단한 수비력으로 독일에 이어 브라질전에서도 선전했다. 젊어진 잉글랜드가 기세를 이어가 러시아 월드컵의 돌풍의 주역으로 우뚝 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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