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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백윤식 "배우는 무한대, 난 계속 진행형"


입력 2017.11.30 09:01 수정 2017.11.30 17:12        이한철 기자

48년차 원톱 배우, 근거 있는 자신감

'반드시 잡는다'로 화끈한 액션연기 눈길

배우 백윤식이 영화 '반드시 잡는다'를 통해 관록의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 ⓒ NEW

"많은 분들이 감사한 판을 깔아줬잖아요. 우린 그저 제대로 놀았을 뿐이죠."

백윤식은 "흥행은 내가 걱정한다고 마음먹은 대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영역이 아니다"라며 너털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는 "책임감이 무거울수록 더 열심히 연기하고, 완벽하게 캐릭터를 표현해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의 표정과 말투엔 자신감이 묻어나왔다. 그가 왜 영화계에서 대체불가 배우로 통하는지는 대화를 나눌수록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를 통해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29일 개봉한 영화 '반드시 잡는다'는 30년 전 미제사건과 동일한 수법의 살인이 또다시 시작되자, 동네를 잘 아는 터줏대감과 사건을 잘 아는 전직 형사가 촉과 감으로 범인을 쫓는 미제사건 추적 스릴러다.

백윤식은 극 중 동네 구석구석을 완전히 꿰고 있는 터줏대감이자 뛰어난 열쇠공 심덕수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꼬장꼬장한 성격으로 야박하게 월세를 독촉하는 등 동네 주민에게 인심을 잃었지만 정작 본인은 개의치 않는다.

특히 고령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액션신까지 직접 소화해내 연기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함을 온몸으로 입증했다.

백윤식은 원톱 배우로서의 자부심을 드러냈다. ⓒ NEW

비 오는 날 펼치는 액션과 쓰러지고 넘어지고 몸싸움에 이르기까지, 백윤식은 대역 없이 직접 소화해냈다. 그럼에도 백윤식은 힘든 점은 없었다며 배우로서 당연한 겪어야 할 일임을 강조했다.

"비가 오고 (액션의) 난이도가 높았지만, 그건 당연히 배우인 우리가 겪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분명 고통도 따랐지만 완성해야만 하는 작업이니 감내해야죠."

사실 이 작품이 처음부터 마음에 들었던 건 아니다. 오히려 "끌리지 않았다"는 게 백윤식의 솔직한 속내다.

하지만 백윤식의 마음을 돌려세운 건 새로운 도전에 대한 갈망이었다. 백윤식은 "작품에 대한 다양한 정보, 원작 웹툰 등을 찾아보고 검토하다 보니 내가 할 수 있는 게 보이더라. 새롭게 도전할 것들이 많이 있어 흥미롭게 선택했다"고 말했다.

백윤식은 이번 영화를 통해 성동일과 처음으로 호흡했다. 성동일은 전 동료 '최씨'가 살고 있는 아리연립맨션에 우연히 들렀다가 본능적으로 30년 전 연쇄살인범이 돌아왔음을 직감하고 '심덕수'와 콤비를 이루어 그를 추적하는 전직 형사 박평달로 분한다.

두 사람의 만남은 '반드시 잡는다'가 처음이어서 기대감과 호기심이 높았다. 성동일 또한 연기 경력 20년이 넘는 베테랑 배우지만 백윤식에겐 한참 어린 후배일 뿐이다. 그만큼 후배에 대한 애정도 커 보였다.

"연기를 하는 게 생활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자연스럽더군요. 그 정도로 호흡이 좋았어요. 애드리브도 애드리브처럼 느껴지지 않았어요. 전 그게 그 친구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앞서 김홍선 감독은 "장르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로부터 정서적 공감을 이끌어 내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며 "백윤식, 성동일 두 배우분 모두 캐릭터에 처음부터 공감을 많이 하고 계셨다. '덕수'와 '평달'에 다른 배우를 생각할 여지가 전혀 없었다"고 캐스팅에 높은 만족감을 드러낸 바 있는데, 공개된 작품은 이 같은 믿음에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백윤식의 연기 생활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 NEW

백윤식은 '관상' '내부자들' '덕혜옹주' 등 출연하는 작품마다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특히 지난해 '내부자들'의 논설위원 이강희는 인생 캐릭터 중 하나로 꼽힌다. 백윤식은 자신이 연기한 모든 캐릭터에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었다.

"지금까지 출연한 영화 속 인물들은 다 제가 만들어낸 인물이니까, 제가 아껴야죠. 저에게는 분신으로 보이니까요."

그는 48년차 배우임에도 여전히 연기에 대한 갈증과 부족함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백윤식은 "모니터를 하게 되면 아쉬움이 있더라. 어떤 틀에 맞는 지표가 형성되기보단 그냥 계속 진행형으로 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생에도 퇴장이 있고 직업에서도 퇴장은 있어요. 나는 아름답고 조용하게 지나가길 바라고 있어요. 하지만 '진행형'이라는 말은 내 인생관이자 작업관이죠. 거기에 의미를 두고 싶어요."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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