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은 한일 위안부합의 후속조치 발표와 남북 고위급 회담 등 우리나라 외교·안보의 굵직한 현안들이 겹치면서 한반도 안보정세의 향배를 가르는 중요한 날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각 현안들이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하면 북한 핵문제에 대한 긴장감이 완화되고 우리나라가 한반도 정세를 주도한다는 이른바 ‘한반도 운전자론’ 구상에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그러나 각 현안들이 부정적인 결과를 내고 당사국들의 반발을 야기할 경우에는 한미일 대북공조 약화 및 한국의 외교적 고립이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북한의 핵 문제 역시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을 위험성도 높다.
위안부합의 처리방향 발표…일본에 책임있는 조치 요구할듯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도렴동 외교부청사에서 한일 위안부합의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 및 후속조치를 발표할 계획이다.
지난달 장관 직속 위안부합의 검토 태스크포스(TF)는 위안부합의가 피해자 입장의 접근이 이뤄지지 않은 ‘중대한 흠결’이 있었다고 지적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어긋나는 합의를 한 것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합의에 대한 후속조치를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위안부합의의 부당성은 공감하면서도 재협상·파기 추진에는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북한 핵 위협 극대화로 한미일 대북 공조가 절실한 시점에서 일본과의 관계 악화는 한반도 핵 위기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2월 개최를 앞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일본의 협조 역시 놓칠 수 없는 사안이다.
이같은 상황을 인지한 듯 정부는 위안부합의 검토 TF 결과에 대해 “겸허히 수용한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합의 파기·재협상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자제하고 있다. 정부는 국내 여론과 외교적 관계 등을 포괄적으로 고려해 당장 재협상 또는 파기 절차에 들어가지는 않으면서도 일본 정부에 이번 사안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남북 고위급회담 개시… 관계개선과 비핵화 논의 ‘숙제’
남북 고위급회담이 이날 오전 10시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시작되면서 남북관계도 중대한 변곡점에 놓였다.
우리측 대표단은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등 남북관계 개선과 더불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진전된 논의도 이끌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북한의 핵위협에 조급함을 느끼고 있는 미국은 비핵화 논의 진전을 지속적으로 압박하는 상황이다.
북한이 핵 문제에 대한 전향적 표명 없이 한미연합훈련 중단 등 무리한 요구를 내놓을 경우 우리정부의 대응도 관건이다. 자칫 북한의 협상력에 휘둘리다가는 남북관계가 더욱 악화되거나 핵위협 수위가 높아지고, 미국 등 국제사회와 외교 관계마저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남북이 격과 형식,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빠른 시간 내에 대화를 복원한 것은 참으로 큰 결실”이라고 자평하면서도 “아직 그 어떤 낙관도 비관도 장담할 수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또 이행자 국민의당 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을 통해 “남북 고위급 회담 개최를 환영한다”면서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고도화 등의 시간 벌기 회담이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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