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왜 흥부전일까…고 김주혁 유작 '흥부'
배우 정우, 첫 사극 도전
정진영·정해인·김원해 출연
배우 정우, 첫 사극 도전
정진영·정해인·김원해 출연
고전소설 흥부전이 스크린에서 새롭게 되살아난다.
'흥부'는 천재작가 흥부가 두 형제로부터 영감을 받아 세상을 뒤흔들 소설 '흥부전'을 집필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사극 드라마다. 고전소설 '흥부전'을 새로운 관점과 설정으로 재해석했다.
'26년'(2012), '봄'(2014)을 만든 조근현 감독이 연출을 맡고, JTBC '힘쎈여자 도봉순', '품위 있는 그녀'를 히트시킨 백미경 작가가 시나리오를 집필한다.
영화는 작자 미상의 소설 '흥부전'을 쓴 작가가 '흥부'라는 설정을 보여준다. 조선 최고의 천재작가 흥부(정우)가 전혀 다른 두 형제 조혁(김주혁)과 조항리(정진영)를 통해 영감을 얻어 탄생시키는 작품이 바로 '흥부전'이라는 것.
조선 후기 사회상을 담은 스토리 안에 허구를 가미했다. 어릴 적 홍경래의 난으로 형과 헤어진 흥부, 과도한 세도정치로 힘을 잃은 왕 헌종, 그로 인해 날로 피폐해졌던 백성들의 삶 등 역사적 인물과 사실에 가상의 캐릭터들이 결합했다.
조선 헌종 재위 당시 양반들의 권력다툼으로 백성의 삶은 갈수록 힘들어지는 환난 속에서 새로운 세상을 향한 변화를 꿈꾸는 이야기를 그린다.
9일 서울 자양동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조 감독은 "그 시대에 백성이 꿈꿨던 희망이 지금과 비슷하다"며 "지금 이 시대에 흥부를 건드리는 게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조 감독은 또 "작가 '흥부'의 이야기는 희망적인 시대를 맞이한 국민들에게 묵직한 감동과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며 "설 연휴에 가족 관객들이 몰입할 수 있는 영화"라고 자신했다.
해학과 풍자를 가장 많이 보여주는 캐릭터가 흥부다. 조 감독은 "어려운 캐릭터가 정우가 정말 잘해줬다"며 "연기 스펙트럼이 큰 배우인 걸 알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정우가 조선 최고의 작가 연흥부 역을 맡아 사극에 첫 도전했다. 잃어버린 형을 찾기 위해 대중소설을 쓰는 작가로, 어지러운 세상의 변화를 꿈꾸는 조혁을 만나 깨달음을 얻는 인물이다.
사극인 처음인 정우는 "사극에 흥미가 있었는데 선뜻 다가가기가 힘들었다"며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완벽히 이해하진 못했다. 몇 차례 읽었을 때 좀 더 다르고, 재미있게 표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선뜻 결정하지 못했다. 그러던 찰나 조혁 역을 주혁 선배가 한다는 얘기를 듣고 도전할 수 있었다. 다른 선배님들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주혁이 보고 싶다는 그는 "김주혁 선배는 항상 묵묵히 응원해주고, 지켜봐 주셨다"며 "마지막에 선배님이 하는 내레이션이 있는데 그 메시지와 목소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고인을 떠올렸다.
정우는 또 "누구나 알고 있는 소재로, 많은 사람이 알지 못하는 이야기를 풀어낸다는 게 신선했다"며 "평범한 캐릭터가 조선시대에 들어가면서 특별해진 매력을 갖추게 된다. 여러 감정 변화를 겪는 인물이라 연기하기 쉽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캐릭터에 대해선 "흥부는 홍경래의 난으로 형과 헤어지는데, 형을 찾고자 유명 소설작가가 되려고 한다"며 "형이 조혁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힘든 백성들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 반대로 야욕에 사로잡혀 사는 사람들을 보고 깨우치게 된다"고 말했다.
고 김주혁은 어지러운 세상에 맞서며 백성을 돌보는 정의로운 양반 조혁을 연기했다. 김주혁은 이 작품 촬영을 마치고 지난해 10월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숨졌다.
조 감독은 "김주혁은 캐릭터를 집요하게 연기하는 배우"라며 그를 애도했다.
정진영은 조선 최고의 권력가 조항리 역을 맡았다. 조항리는 조혁의 친형이자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 인물로, 조선의 권력을 대변한다.
정진영은 "조항리는 피도 눈물도 없이 백성의 피를 빨아먹는 악인"이라면서 "'흥부'는 욕심 가득한 기득권층 때문에 백성들이 핍박받는 상황에서 어떤 희망을 찾아가는가를 그린 영화"라며 "우리가 과거에 겪었던 사회 흐름과 맞닿아 있다"고 전했다.
정진영은 또 김주혁을 추모하며 "영화 속에서 주혁이가 살아 있다는 생각한다"고 했다.
주목받는 신예 정해인은 헌종을, 김원해는 왕권을 노리는 세력 김응집을, 정상훈은 흥부의 절친한 벗 김삿갓을 각각 연기한다.
정해인은 "부담스럽고 어깨가 무거운 역할을 맡았다"며 "연기를 하면서 내적인 갈등과 외적인 연약함을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이외에 천우희는 흥부의 제자 선출 역으로 특별출연하고, 진구는 흥부가 애타게 찾아 헤매는 형 놀부 역으로 우정출연한다.
2월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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