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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해?] 꿈을 꿔라, 세상이 바뀔 것이다…영화 '흥부'


입력 2018.02.06 08:48 수정 2018.02.06 09:09        부수정 기자

배우 정우 첫 사극…고 김주혁 유작

정진영·정해인·김원해·천우희 출연

배우 정우, 고 김주혁 주연의 '흥부'는 천재작가 흥부가 두 형제로부터 영감을 받아 세상을 뒤흔들 소설 '흥부전'을 집필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사극 드라마다.ⓒ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정우 주연 영화 '흥부' 리뷰
고 김주혁 유작…정진영· 정해인 가세


"민심을 얻는 자가 세상을 얻는 것이다."

영화 '흥부 : 글로 세상을 바꾼자'(이하 '흥부')는 민초들의 힘을 얘기하는 영화다. 과거 이야기를 끄집어낸 이 영화는 결국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비추며 거대 권력자보다는 평범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조선 헌종 14년, 양반들의 권력 다툼으로 백성들의 삶이 날로 피폐해져 간다. 어린 시절 민란 속에서 하나뿐인 형과 헤어진 흥부(정우). 오로지 형을 찾겠다는 일념으로 저잣거리를 달굴 글을 쓴다. 수소문 끝에 형의 소식을 알고 있다는 조혁(김주혁)을 만난 흥부는 부모를 잃은 어린 아이들을 돌보는 조혁을 만난 후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다.

백성을 생각하는 조혁과 달리 권세에 눈이 먼 형 조항리(정진영)의 야욕을 목격한 흥부는 전혀 다른 이 두 형제의 이야기를 쓰기로 결심한다.

이렇게 탄생한 흥부전은 순식간에 조선 전역에 퍼져나가며 반향을 일으킨다. 이를 지켜보던 조항리는 흥부를 이용해 조선을 삼킬 음모를 계획한다.

배우 정우, 고 김주혁 주연의 '흥부'는 천재작가 흥부가 두 형제로부터 영감을 받아 세상을 뒤흔들 소설 '흥부전'을 집필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사극 드라마다.ⓒ롯데엔터테인먼트

'흥부'는 천재작가 흥부가 두 형제로부터 영감을 받아 세상을 뒤흔들 소설 '흥부전'을 집필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사극 드라마다. 고전소설 '흥부전'을 새로운 관점과 설정으로 재해석했다.

'26년'(2012), '봄'(2014)을 만든 조근현 감독이 연출을, JTBC '힘쎈여자 도봉순', '품위 있는 그녀'를 히트시킨 백미경 작가가 시나리오를 각각 맡았다.

영화는 조선 후기 사회상을 담은 스토리 안에 허구를 가미했다. 어릴 적 홍경래의 난으로 형과 헤어진 흥부, 과도한 세도정치로 힘을 잃은 왕 헌종, 그로 인해 날로 피폐해졌던 백성들의 삶 등 역사적 인물과 사실에 가상의 캐릭터들이 결합했다.

조선 헌종 재위 당시 양반들의 권력다툼으로 백성의 삶은 갈수록 힘들어지는 환난 속에서 새로운 세상을 향한 변화를 꿈꾸는 이야기가 중심이다.

백 작가는 "역사를 만들고 세상을 바꾼 건 이름 없는 민초들"이라며 "'흥부'를 통해 꿈과 용기, 희망을 선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고전을 건드렸다는 대담함과 이야기를 끌어가는 해학과 풍자에 매료됐다"며 "희망적인 시대를 맞이한 국민들에게 묵직한 감동과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배우 정우, 고 김주혁 주연의 '흥부'는 천재작가 흥부가 두 형제로부터 영감을 받아 세상을 뒤흔들 소설 '흥부전'을 집필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사극 드라마다.ⓒ롯데엔터테인먼트

조 감독의 말마따나 '흥부'의 메시지는 뚜렷하고, 간결하다. 저 높은 곳에 있는 지도자들은 권력에 취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항상 국민들을 바라봐야 한다는 사실, 국민의 기대를 져버린 정치인들은 버려지기 마련이라는 사실, 국민 하나하나가 모이면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는 점이 그렇다.

기획의도는 좋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스크린에 이런 류의 영화가 봇물 터지듯 쏟아지면서 영화는 예상 가능한 범주 안에서 흐른다. 감동과 울림이 크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흥부가 흥부전을 썼다'는 참신한 발상을 싱겁게 요리한 탓에 '굳이, 왜 흥부를 전면에 내세웠을까' 의문도 든다.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힘도 약하고, 극 전반 이어진 지루한 전개도 아쉽다.

영화는 배우들에게 많이 기댔다. 첫 사극에 도전한 정우를 비롯해 너무나도 그리운 고 김주혁, 정진영, 천우희 등 배우들의 연기는 단연 빛난다. 배우들의 연기가 아까울 정도다.

지난해 불의의 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김주혁은 조선의 희망을 꿈꾸며 부모 잃은 아이들과 백성을 돌보는 조혁을 맡았다.

형 조항리와는 전혀 다른 인물로, 둘은 조선 최고의 천재작가 흥부의 소설 속 주인공으로 그려진다. 난세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조혁은 풍자와 해학을 담아낸 이 이야기의 중심이 된다.

배우 정우, 고 김주혁 주연의 '흥부'는 천재작가 흥부가 두 형제로부터 영감을 받아 세상을 뒤흔들 소설 '흥부전'을 집필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사극 드라마다.ⓒ롯데엔터테인먼트

생전 인터뷰에서 김주혁은 "항상 즐겁게 작업해 모든 장면이 다 기억에 남는다"면서 "특히 처마 위에 올라가 촬영한 장면에서는 마치 내가 조혁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많은 분이 알고 있는 기존의 '흥부전'이 아닌 새로운 이야기라 뭉클하면서도 통쾌함까지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화를 보면 김주혁을 향한 그리움이 커진다. 스크린에 생생하게 살아 있어 더욱 그렇다. '흥부'는 김주혁의 유작으로도 관심을 받았다.

정우는 생애 첫 사극에 도전해 준수한 연기를 펼쳤다. 정우는 "사극에서 예상 가능한 연기 말고, 다른 무언가를 선보이고 싶었다"며 "처음엔 '내가 섣불리 도전하지 않았나' 싶었고, 촬영 중간중간엔 내 바닥을 들킨 것 같아서 자괴감을 느끼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정진영은 악역 조항리를 매력적으로 그려냈다. 그는 "권력가들이 보여준 천박함과 어리석음을 생각했다"며 "정통 정치영화는 아니라서 관객들이 쉽게 따라가면서 즐길 수 있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영화 말미엔 후속을 예고하는 장면도 나온다. 조 감독은 "백 작가가 후속을 쓰고 있긴 한데 내가 연출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다"고 전했다.

2월 14일 개봉. 105분. 12세 관람가.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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