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한남동 외인아파트 부지에 들어서는 고급아파트 ‘나인원 한남’ 공사현장 모습.ⓒ원나래기자
최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외인아파트 부지에 들어서는 고급아파트 ‘나인원 한남’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분양 보증을 거절당하면서 또 다시 분양가 규제를 둘러싼 논란이 시작됐다.
HUG는 분양보증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해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고, 분양가가 주변보다 110% 이상 높은 경우 보증서를 발급하지 않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HUG는 ‘나인원 한남’ 시행사에 분양 보증 승인 거절을 통보했다. HUG가 제시한 ‘나인원 한남’의 분양가는 한남 더힐과 한남 힐스테이트 아파트, 주상복합인 리첸시아, 한남동 하이페리온1차, 용산 한남아이파크 등 5곳을 비교 기준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나인원 한남의 분양가는 3.3㎡당 4000만원 후반에서 5000만원 초반 수준까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HUG가 기존의 최고 분양가인 ‘아크로 서울포레스트’의 3.3㎡당 4750만원까지는 허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HUG의 고분양가 규제가 집값 고공행진을 억제하기 보다는 오히려 투기시장을 조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로 인해 재건축 아파트 당첨이 ‘로또’라는 말은 지난 2016년 6월 개포주공3단지 재건축 ‘디에이치 아너힐즈’를 분양할 때 생겨났다.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조합이 당초 평당 5000만원을 넘게 신청했으나, HUG의 수차례 거절 끝에 4300만원 선에서 분양됐다.
현재 지난해 3월 분양권 전매제한이 풀린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분양권 가격은 분양가격보다 2억∼3억원 상당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어 지난해 분양한 ‘신반포 자이’,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 ‘고덕센트럴 아이파크’ 등에서도 ‘로또 청약’이란 단어는 예외 없이 따라다녔다. 실제로 분양가가 예상보다 저렴하게 책정되면서 이들 단지들에도 평균 2억원 이상의 웃돈이 붙은 상황이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분양가 상한제의 긍정적 효과보다는 부작용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면서 “공급자는 예상한 적정가격을 받을 수 없어 공급 물량을 줄일 수밖에 없고 시장보다 낮은 가격이 형성돼 청약 과열현상도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영 R&C연구소장도 “인기 지역 내에 저렴한 분양가가 나오게 되면 당연히 청약자가 몰리게 되고 그렇게 되면 프리미엄 상승세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며 “신규 분양의 프리미엄이 오르면 인근 일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청약 제도가 무주택자와 실수요자들에게 조금 더 저렴한 가격에 분양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부분도 있다”면서도 “다만 분양가 책정 부분에서 형평성 등의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는 만큼 정부의 지나친 개입이 시장에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일각에서는 분양시장에 지속적인 분양가 규제 시그널이 장기적 관점에서는 분양가를 안정화 시킬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문도 한국부동산경제협회 회장은 “전국 아파트들의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급등은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되면서 강남 재건축을 포함해 전국의 분양단지가 고분양가로 치달은 데 기인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도 “어떻게 보면 당초 재건축 조합이 챙기던 이익이 정부의 규제로 인해 분양가가 낮아지면서 계약자의 몫으로 돌아간 것이라 볼 수 있다”며 “상한제 도입이 장기적으로는 전반적인 분양가 인하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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