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건축 10만4천가구, 강화된 안전진단 기준 적용

이정윤 기자

입력 2018.02.20 15:00  수정 2018.02.20 22:24

공공기관 현지조사‧구조안전성 비중 확대 등 제도개선

조건부 재건축 판정 후 바로 재건축사업 추진 어려워져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개정 전·후. ⓒ국토교통부

국토교통부는 그동안 과다하게 지속 완화돼 온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개선키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재건축 사업추진의 첫 단추인 안전진단은 그동안 형식적인 절차로 운영되면서 본래의 기능이 훼손됐다는 지적이 제기 돼 왔다.

먼저 안전진단 실시여부는 현지조사를 통해 결정되는데, 이번 개정에 따라 시장‧군수가 공공기관에 의뢰해 전문적이고 객관적인 현지조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가 마련된다.

기존에는 시장‧군수 등이 육안조사나 설계도서 검토 등을 통해 ‘유지보수’ 또는 ‘안전진단 실시’로 판정해왔다.

안전진단 종합판정을 위한 평가항목별 가중치도 조정한다.

현재 주거환경중심평가는 ▲구조안전성 20% ▲주거환경 40% ▲시설노후도 30% ▲비용분석 10% 등으로 이뤄져, 안전보다는 주거의 편리성과 쾌적성에 무게가 실렸다.

국토부는 상당수 단지가 구조적으로 안전하지만 재건축 사업이 추진되면서 사회적 낭비가 발생하고 있다고 판단해 ▲구조안전성 50% ▲주거환경 15% ▲시설노후도 25% ▲비용분석 10%로 평가항목별 가중치를 변경했다.

다만 심각한 층간소음이나 주차장 문제 등으로 주거환경이 극히 열악해 E등급을 받을 경우 다른 평가 없이 바로 재건축을 할 수 있다.

특히 앞으로는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으면, 의무적으로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를 거쳐야만 재건축 추진이 가능해진다.

안전진단을 받게 되면 ▲유지보수 ▲조건부 재건축 ▲재건축 등 3가지 유형으로 판정이 난다.

조건부 재건축은 치명적인 구조적 결함이 없지만 시장‧군수가 주택시장이나 지역여건 등을 고려해 재건축 시기를 조정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하지만 실제로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은 단지의 90%가 시기조정 없이 재건축 판정과 동일하게 바로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어, 당초 취지와 맞지 않게 적용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또 최근 포항 지진 발생 등을 감안해 이미 안전상의 문제가 확인된 건축물의 경우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 추진이 가능하도록 예외 규정도 마련했다.

이번에 개정된 기준을 적용할 경우 일반적으로 3~4개월 걸렸던 안전진단 기간이 약 한달 정도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국토부는 오는 21일 제도개선을 위한 도시정비법 시행령 및 안전진단 기준 개정안의 입법예고 및 행정예고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개정안은 이미 안전진단 실시가 결정됐다 하더라도, 실제로 안전진단 기관에 의뢰가 이뤄지지 않은 단지들도 적용된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서울 지역에서 재건축 연한이 도래한 단지 중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곳은 10만3822가구에 이른다. 강남4구의 경우 ▲강남 7029가구 ▲서초 2235가구 ▲송파 8263가구 ▲강동 8458가구 등으로 집계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열악한 주거환경을 고려함과 동시에 구조안전성 확보라는 재건축 사업의 본래 취지에 맞는 제도 운영 정상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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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윤 기자 (think_u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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