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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바랜 활약’ 라틀리프, 뉴질랜드 상대로도 경쟁력


입력 2018.02.26 21:53 수정 2018.02.26 21:53        데일리안 스포츠 = 김평호 기자

뉴질랜드전 29득점 11리바운드 4블록 맹활약

오는 6월에 있을 중국 원정에 대한 기대감 높여

26일 오후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 FIBA 농구 월드컵' 아시아예선전 대한민국과 뉴질랜드 남자농구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라틀리프(가운데)가 볼다툼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왜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그토록 리카르토 라틀리프(한국명 라건아)의 귀화를 원했는지 알 수 있는 경기였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농구 대표팀은 26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중국농구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예선 A조 4차전 뉴질랜드와의 경기에서 84-93으로 패했다.

이로써 대표팀은 2승 2패로 조 3위에 그대로 머물렀다. 반면 뉴질랜드는 지난 홈경기 패배를 설욕하며 조 1위 자리를 지켰다.

비록 패했지만 라틀리프의 활약은 단연 돋보였다.

지난 23일 열린 홍콩전에서 국가대표 데뷔전을 치른 라틀리프는 당시 15분18초를 뛰며 13득점 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데뷔전 치고는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지만 상대가 A조 최약체인 홍콩이었기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려웠다.

오히려 신장이나 기량 등에서 홍콩보다 월등한 뉴질랜드를 상대로 라틀리프가 뛰어난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심사였다. 물론 뉴질랜드를 상대로도 역시나 라틀리프는 우리가 알고 있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이날 라틀리프는 1쿼터에만 10득점 5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등 초반부터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이며 29득점 11리바운드 4블록으로 맹활약했다.

한국은 뉴질랜드 에이스 코리 웹스터(30득점 6어시스트)의 경이로운 활약과 조직적인 수비력을 당해내지 못하고 실책을 범하면서 아쉽게 패했지만 라틀리프의 경쟁력을 확인한 것만 해도 큰 수확을 얻었다.

국가대표로 존재감을 드러낸 라틀리프. ⓒ KBL

확실히 대표팀에 라틀리프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컸다.

이날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라틀리프는 2쿼터 4분 22초를 남기고 벤치로 물러나기 전까지 12득점 3블록을 기록했다. 특히 3블록은 대표팀이 지난 뉴질랜드 원정서 기록한 전체 블록수와 같았다.

특히 라틀리프는 2m가 채 안되는 신장이지만 빠른 스피드와 강력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뉴질랜드 장신 센터들을 상대로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라틀리프가 가세하면서 기존의 오세근, 김종규와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자 한국도 이제는 골밑에서 높이와 힘이 생겼다. 이날 패배 역시 골밑의 문제라기보다는 웹스터에게 외곽을 내준 것이 컸다.

당장의 패배는 아쉽게 느껴지지만 라틀리프의 든든한 존재는 오는 6월에 있을 중국 원정을 기대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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