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하나은행 채용비리 32건…검찰 수사 촉각
금감원 2일 2013년 하나은행 채용비리 특별검사 결과 '32건' 확인 발표
전 금감원장 확인, 하나은행 임직원 다수 연루 추정…학벌·남녀차별도 횡행
2013년 당시 하나은행 특혜채용 사례 가운데 김정태 회장 등 하나금융 전·현직 임직원이 연루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정황이 다수 발견돼 향후 검찰 수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최흥식 전 금융감독원장이 2013년 하나금융지주 재직 시절 추천한 신입행원 지원자가 서류 합격기준 1점 미달에도 불구하고 통과해 최종 합격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은 2일 브리핑을 통해 지난 3월 13일부터 4월 2일까지 3주간에 걸쳐 하나은행 채용비리에 대한 특별검사반을 구성해 조사를 벌인 결과 2013년 하나은행 행원 최종합격자 229명 가운데 추천 등에 따른 특혜 합격자는 총 32명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발표했다. 당시 하나은행 신입행원 총 지원자는 1만8772명에 이른다.
이번 조사결과 하나은행 채용 당시 첫 단계인 서류전형부터 지원자 추천내용 항목 상 '최종합격'으로 표기된 사례가 발견됐다. 2013년 당시 하나금융지주 인사전략팀장 김 모씨의 추천을 받은 한 지원자는 서류전형부터 추천내용 항목 상 '최종합격'으로 기재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실제로도 최종합격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추천자인 김 모씨 이름 옆에 '(회)'라는 글자가 붙여있었다는 점이다.
이에대해 이날 브리핑에 나선 최성일 금감원 특별검사단장(부원장보)은 "(이 사안에서) 가장 큰 문제는 첫 단계부터 최종합격으로 이미 정해져 있다는 것"이라며 "당시 인사담당자에게 물어보니 '회'라는 글자가 회장 또는 회장실로 추정된다는 답변은 들었으나 그 이후 내용이 확인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김정태 회장은 이같은 채용비리 연루 혐의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준 당시 하나은행장 역시 특혜채용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추천자가 '짱'이라고 표기된 지원자 6명 가운데 4명이 합격했고 이중 3명은 서류전형 및 면접단계에서 합격기준에 미달했음에도 최종합격에 성공했다. 조사단은 '짱'이 당시 하나은행장을 가리킨다고 설명했다. 실제 김 전 행장은 아들 친구 2명 및 타 금융지주 임원 부탁으로 은행직원 자녀 2명을 추천한 부분을 인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3년 당시 하나은행 부행장과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 대표(부행장)였던 함영주 현 하나은행 행장 역시 특혜추천의 유혹을 피하지 못했다. 당시 하나은행 부행장은 고등학교 동기 부탁을 받고 친구 자녀를 추천했고 그 결과 추천 내용에 '반드시 되어야 한다는 의견'으로 표시됐다. 해당 지원자는 서류전형 및 실무면접 점수가 미달했음에도 임원면접에 올라 최종합격했다. 또다른 부행장인 함 모 대표 추천을 받고 최종합격자 명단에 오른 지원자는 모 지방자치단체(시) 비서실장의 자녀인 것으로 확인됐으나 함 행장 역시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흥식 전 금감원장 역시 특혜 추천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추천 내용에 '최흥식 부사장 추천'으로 표기된 지원자의 경우 서류전형 점수가 합격기준(419점)에 1점 미달했으나 서류전형을 통과해 최종 합격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밖에도 추천내용에 감독원으로 표기된 지원자가 2명 확인됐으나 2명 모두 최종합격까지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최 전 원장 채용비리 최초 유포자는 은행 측 비협조로 인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 단장은 "전 금감원장 관련해 해당 내용이 누가 최초로 유포했는지에 대해 (하나은행 측에) 내부 감찰을 부탁했으나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국회 정무실, 청와대 감사관 조카 등으로 표기된 추천대상자들 역시 서류전형 및 실무면접 점수가 합격기준에 미달했음에도 최종단계인 임원면접에서 점수를 임의로 상향조정하는 방식으로 최종 합격했다.
아울러 명문대나 해외유명대학 등 특정대학 출신 합격을 위한 면접순위 조작도 이뤄졌다. 하나은행 측은 각 단계별로 사정회의를 진행해 특정 학교 졸업자에 특혜를 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실무면접을 통해 하나은행이 1등급으로 판단한 대학 졸업자(남성) 9명이 일괄 합격처리된 반면 합격권이던 동수의 모 대학 졸업자들(남성)은 영문도 모른 채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최 단장은 "하나은행은 계량평가 시 대학별로 총 5개 등급으로 나눠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중 1등급 대학은 총 3개 학교"라고 설명했다.
최종면접에서는 남녀차별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최종 임원면접 시 합격권 내의 여성 2명을 탈락시키고 대신 합격권 밖에 있던 남성 2명의 순위를 높이는 방식으로 남성 2명이 대신 합격한 것이다. 또 동일한 직무에 대해 남녀 채용인원을 4대 1로 사전에 달리하는 등 남녀 간 차등채용을 서류전형 단계부터 추진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남녀 차등채용이 없었을 경우 2013년 최종 합격자 남녀 성비는 1:1.04로 여성이 남성 비율을 능가한다.
한편 감독당국은 이같은 2013년 하나은행 행원 채용 당시 채용비리 정황 및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소지에 대해 확보된 증거자료 등을 지난달 30일 검찰에 수사참고자료로 제공하는 한편 향후 엄정한 수사를 위해 적극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현재로써는 이번 검사에 따른 조사범위 확대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단장은 "하나은행 채용비리 관련 특별검사는 오늘로 종료"라며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위법사항이 확인되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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