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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영토' 넘보는 화장품 편집숍…영역 파괴 '무한경쟁' 구도로


입력 2018.04.03 16:24 수정 2018.04.03 17:07        손현진 기자

'뷰티 편의점' 콘셉트 H&B스토어 등장…생활용품, 식품 등 구색 확대

편의점도 화장품 입점 적극 확대…생존 위한 집객 경쟁 치열

국내 뷰티 편집매장들이 화장품뿐 아니라 건강식품과 생활용품, 식품, 음료 등 카테고리를 넓혀 편의점 수요까지 넘보는 '무한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최근 '뷰티 편의점' 콘셉트의 서울 자양점을 오픈한 부츠 매장 모습. ⓒ신세계

국내 뷰티 편집매장들이 화장품뿐 아니라 건강식품과 생활용품, 식품, 음료 등 카테고리를 넓혀 편의점 수요까지 넘보는 '무한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편의점들도 화장품 입점을 적극 늘리고 있어 업계 영역을 넘어선 경합까지 예측된다.

지난달 30일 신세계 이마트가 운영하는 H&B(헬스&뷰티)스토어 부츠는 '뷰티 편의점'이라는 새로운 콘셉트로 서울 자양동에 매장을 열었다. 11번째 부츠 매장으로, 건대스타시티 지하 1층의 이마트 자양점 내 약 208㎡ 규모로 들어섰다.

부츠 자양점에 적용된 '뷰티 편의점'이라는 콘셉트는 화장품과 함께 건강식품, 뷰티 잡화, 일상용품을 보강해 생활 편의형 상품을 원스톱으로 쇼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를 위해 부츠는 기존 40% 수준이었던 화장품 외 상품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했다. 풋케어·교정용품·기능성 밴드 등 신규 건강용품 브랜드와 함께 섬유탈취제·양말·화장잡화 같은 편의형 상품도 100개가량 새로 도입했다.

부츠 관계자는 "자양점 매장은 대학교 상권에 있어서 젊은 고객 방문이 많고, 이마트를 방문하는 가족 단위 쇼핑객도 많다는 장점을 살려 모든 연령층을 공략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츠의 자체 브랜드인 '넘버 세븐(No.7)' 등 기능성이 우수한 상품을 선호하는 30~40대는 물론 트렌디한 브랜드를 유치해 젊은층을 흡수하고, 헬스케어 상품도 확대해 마트의 주 고객층인 40대 이상 연령층도 공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H&B 스토어 시장 1위인 CJ올리브영은 수유중앙점, 서초대로점, 숙대점 등에 '식품 특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매장 1층에는 화장품 대신 식품 카테고리가 메인으로 진열돼 있다. 주요 상품군이 식품과 음료인 편의점에 방문하는 고객들까지 일정 부분 끌어안을 수 있는 매장들이다.

올리브영이 식품 특화 매장을 연 것은 2016년 수유중앙점이 최초였다. 물에 타 먹을 수 있는 식사 대용식이나 유기농 주스 등이 인기를 끌면서 오픈 5개월 만에 품목별 매출이 최대 10배까지 솟았다. 수유중앙점에 대한 호응에 힘 입어 서초대로와 숙대점을 잇따라 특화매장으로 열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식품 특화 매장은 주변에 대학들이 많은 상권 특성에 따라 마련한 것으로, 20~30대 뷰티 소비자에 특화한 강남본점의 경우 식품을 구비하지 않고 있다"며 "올리브영 전체 품목에서 식품은 메인 카테고리가 아니지만 상권별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씨유 편의점에 입점된 '구데타마' 제품(위)과 '에뛰드 미니케어 시리즈' (아래) ⓒBGF리테일

LG생활건강은 브랜드숍 '더페이스샵' 매장을 자사 뷰티 편집매장인 '네이처컬렉션'으로 전환하고 있다. LG생건은 향후 화장품 외에도 생활용품이나 음료 제품까지 네이처컬렉션 매장에 구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LG생건이 화장품‧생활용품‧음료사업으로 구성된 3각 포트폴리오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편집숍을 찾은 고객들에게 이에 기반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겠다는 의도다.

지난달까지 BI(브랜드 아이덴티티) 변경 및 전국 매장의 간판 교체 작업을 마친 GS리테일의 랄라블라도 차별화된 상품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먹어도 되는 천연 색조나 리사이클 제품, 유기농 PB(자체 브랜드), GMO Free(유전자 재조합 안전식품), 친환경 상품 등의 소싱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응해 편의점 업계도 뷰티 상품을 늘리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씨유(CU) 편의점은 지난해 '에뛰드하우스'와 '홀리카홀리카' 제품을, 세븐일레븐은 해외 브랜드 '로레알' 및 '0720' 화장품을 입점시켰다. GS25는 브랜드숍 토니모리와 협업한 색조 브랜드 '러비버디'를 론칭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씨유 편의점은 2015년 10%, 2016년 13%였던 화장품 매출 신장률이 지난해 3분기 기준 23%로 급증했다. 세븐일레븐도 지난해 3분기 화장품 판매량이 21.2% 늘었고, GS25는 26.5% 증가했다.

국내 화장품 편집숍 매장을 모두 더하면 2000개도 채 되지 않지만, 전국 편의점 개수는 3만8000여개에 이르는 탓에 편의점 입점을 노리는 뷰티 브랜드도 적지 않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H&B스토어를 비롯한 뷰티 편집매장과 편의점의 공통점은 지금보다 더 집객 효과를 높여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라며 "제품 카테고리를 늘려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려는 경쟁은 업계를 막론하고 치열해지고 있다"고 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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