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맛에 현질’ 친정팀 비수 꽂은 김현수
김현수, 친정팀 두산전에서 9회 극적 동점 홈런
LG 김현수가 몸값을 톡톡히 해내는 극적인 동점 홈런으로 잠실벌 들끓게 했다.
LG는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KBO리그’ 두산과의 원정경기서 연장 11회말 접전 끝에 아쉽게 4-5 패했다.
그러나 소득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바로 115억 원의 사나이 김현수가 자신의 존재감을 한껏 드러냈다.
김현수는 지난 겨울 고집하던 메이저리그 잔류를 포기하는 대신 KBO리그 복귀를 택했다. 김현수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LG가 마련한 선물은 FA 역대 2위에 해당하는 115억 원(4년)의 거금이었다.
김현수가 이처럼 많은 액수를 받았던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전 소속팀 두산과 LG의 관계였다. 잠실 구장을 함께 쓰고 있는 두 팀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라이벌로 손꼽힌다.
김현수는 메이저리그 진출 전 두산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구단 사정상 두산으로 돌아갈 수 없었지만 구단과 선수 모두 다시 인연을 맺지 못한 부분에 대해 공개적으로 아쉬움을 드러낼 정도였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는 냉정했고 김현수는 자신의 가치를 가장 높게 산 LG 유니폼을 입기로 했다.
김현수의 시즌 출발은 썩 만족스럽지 못한 수준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김현수의 성적은 타율 0.250 1홈런 3타점으로 몸값을 감안할 때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맞이한 친정팀 두산과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 김현수는 어마어마한 존재감을 선보였다. 김현수는 LG가 2-4로 뒤지던 9회초 무사 1루 상황에서 상대 마무리 김강률을 상대로 2구째 투구를 잡아 당겼다.
맞는 순간 모두가 홈런을 직감했을 정도로 엄청난 포물선을 그린 타구는 오른쪽 관중석을 훌쩍 넘어갔다. 비거리 120m에 달하는 대형 홈런이었다. 이 홈런으로 점수는 순식간에 4-4 동점을 이뤘고, 3루쪽 LG 응원석은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들었다.
김현수의 활약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6회 오재일의 타구를 멋진 점프 캐치로 잡아내는 ‘메이저리그급 수비’를 펼치기도 했다. 담장을 직격할 수 있었던 이 타구를 잡지 못했다면 2루타 이상의 결과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LG는 김현수의 짜릿한 홈런으로 ‘현질’의 맛을 충분히 느꼈다. 꾸준함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선수가 바로 김현수다. 그리고 115억 사나이의 시즌은 이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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