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회장 '사퇴'...황창규 KT 회장의 운명은?
권오준 회장 ‘외압’에 사임?...KT 경찰 조사 시점과 맞물려
확대되는 CEO리스크, KT "우리와 관계 없어“
권오준 회장 ‘외압’에 사임?...KT 경찰 조사 시점과 맞물려
확대되는 CEO리스크, KT "우리와 관계 없어“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18일 전격 사퇴하면서 업계의 시선이 KT로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권 회장 사임 배경에 정부의 압박을 거론하면서 황창규 KT 회장 거취 문제에 또다시 촉각이 쏠리고 있다. 황 회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데 이어 전날 ‘불법 정치 후원금 제공’ 의혹으로 20시간 넘는 경찰 조사를 받았다. 연이은 악재에 KT 앞날에 비상등이 켜졌다.
포스코는 이날 임시 긴급이사회를 열고 논의 끝에 권 회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이와관련, KT는 권 회장의 사임이 황 회장의 거취로 연결될까봐 극도로 주의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포스코와 KT 회장 자리는 새 정권이 들어설때마다 새 인물이 앉아왔다. 두 기업은 민영화된지 오래됐음에도 불구하고 새정권이 들어설때마다 정권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수장에 앉히는 것을 당연한 것처럼 여겨져왔다.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에도 두 기업을 향한 사정당국의 칼날이 지속적으로 정조준되자 권 회장과 황 회장의 교체론이 끊임없이 거론돼 왔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권 회장이 갑작스럽게 사퇴를 결정하자 일각에서는 외압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그는 지난 16일부터 회사 내부 일정을 모두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사회 역시 갑작스레 잡혔다는 설명이다. 또 50주년 행사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후배들을 위해 용퇴하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히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문제는 묘한 사퇴 시점이다. 일부는 권 회장이 거취에 대한 장고에 들어간 때가 황 회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경찰에 소환 통보를 받은 시점과 절묘하게 일치한다는 것이다.
포스코 역시 건설 부문에서 전현직 경영진 7명이 시민단체로부터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고발당했으며, 국세청 세무조사설도 나오는 상황이었다. 황 회장의 경찰 소환 조사에 따른 심적 부담도 한 몫 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때문에 황 회장의 거취설까지 촉각이 곤두서고 있는 이유다. KT는 권 회장의 사퇴 소식을 접한 직후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KT 관계자는 "황 회장 거취문제와는 별개로 이번 경찰조사가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했고, 조사결과가 나올때까지 차분히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임직원들의 동요는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황 회장은 전날인 17일 오전 9시32분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해 20여시간에 걸쳐 조사를 받은 뒤, 다음날 오전 5시 48분께 귀가했다. 그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대부분을 부인한 가운데 경찰의 신병처리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전 정권에서 벌어졌던 ‘민간기업 흔들기’가 현 정부 아래에서도 똑같이 반복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권 회장의 사퇴가 황 회장에게는 기회라는 시각도 있다. 이유야 어찌됐든 양사 CEO 거취가 비슷한 시기에 변동이 있다면, 모양새는 물론 후폭풍도 상당할 것이기 때문이다.두 사람의 공식 임기는 2020년 3월까지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