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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영 25주년' 삼성, 내우외환 속 차세대 먹거리 찾기 분주


입력 2018.06.07 14:52 수정 2018.06.07 16:06        이홍석 기자

별도의 기념행사 없이 평소와 다른 없는 하루 보내

이재용 부회장의 잇따른 AI 행보...혁신 통한 차세대 신사업 재현 의지

경기도 수원 삼성전자 본사 전경.ⓒ연합뉴스
별도의 기념행사 없이 평소와 다른 없는 하루 보내
이재용 부회장의 잇따른 AI 행보...혁신 통한 신사업 재현 의지


1993년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라고 일갈했던 이건희 회장의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한지 꼭 25주년을 맞은 7일. 삼성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별도의 기념행사 없이 조용한 하루를 보냈다.

하지만 프랑크푸르트 선언 이후 '양에서 질'로의 변화를 통해 반도체와 스마트폰의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던 것처럼 선언의 의미를 되새겨 제 2의 성장동력을 찾는 움직임은 소리없이 분주하다.

지난 2014년 이 회장의 와병 이후 기념식은 하지 않더라도 지난 2016년까지 사내 방송을 통한 특집 다큐멘터리 상영과 사내 인트라넷을 통한 어록 소개 등 회사 내에서 조촐하게 의미를 되새기는 행사를 가졌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이마저도 없었다.

사실상 경영복귀를 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대법원 상고심이 진행 중인데다 최근 삼성전자서비스에 대한 검찰 수사,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 삼성증권 배당 오류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것을 반영한 분위기다.

프랑크푸르트 선언 이후 반도체·스마트폰 비약 성장...AI가 재현하나

하지만 사업적 행보는 정중동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 이후 반도체와 휴대폰이 승승장구하며 현재 삼성전자의 실적 쌍두마차로 성장한 것처럼 제 2의 반도체, 제 2의 휴대폰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 복귀 이후 인공지능(AI)과 관련한 인재 확보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데일리안DB

특히 지난달 케임브리지(영국)·토론토(캐나다)·모스크바(러시아)에 연구센터를 개소해 기존 서울(한국)과 실리콘밸리(미국) 등과 연계해 글로벌 5대 거점을 마련했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AI 인재도 영입했다. 세바스찬 승 미국 프린스턴대학 교수와 다니엘 리 펜실베니아대학 교수로, 두 사람은 각각 뇌 신경공학 기반 AI 분야와 AI 로보틱스 분야에서 세계적 석학으로 손꼽히는 ‘특급인재’들이다.

또한 최근 최고혁신책임자(CIO) 직책을 신설하고 데이비드 은 삼성넥스트 사장을 임명했다. 산하 혁신조직으로 미래 먹거리를 모색하는 삼성넥스트를 맡아온 은 사장을 CIO로 선임한 것은 그만큼 혁신을 꾀할 수 있는 신성장동력 발굴에 적극 나서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은 사장은 향후 스타트업(신생벤처) 투자와 우수한 인재 확보, 신사업 발굴 등을 책임지며 세트(완제품)부문에서의 ‘열린 혁신(Open Innovation)’을 주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5대 신수종 사업 재편 필요성 부각...AI로 혁신 돌파구 마련하나

이 부회장이 AI를 혁신 아이템으로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현재 삼성이 맞닿아 있는 현실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지난 2010년 5대 신수종 사업으로 ▲의료기기 ▲바이오제약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발광다이오드(LED)를 선정하고 이를 오는 2020년 매출 50조원 규모로 키우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중 태양광은 시장 개화가 늦어지고 고전을 거듭하면서 사업에서 손을 뗐다. LED도 중소기업적합업종 선정으로 고전하면서 사실상 사업이 축소돼 반도체가 주축인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에 편입될 정도로 규모가 쪼그라들었다.

의료기기 사업도 확대를 꾀하고 있지만 흑자와 적자를 오가는 냉·온탕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자동차용 전지는 세계 최대 시장을 보유한 중국 정부의 보조금 규제로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핑크빛 전망 속에서 꾸준히 사업을 확대해 온 바이오마저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이 제기되면서 성장동력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새로운 신기술이자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한 AI를 내세워 회사 혁신의 돌파구를 마련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는 AI가 4차 산업혁명 도래에 대비하고 기존 삼성의 주력 산업인 전기전자와 연계가 보다 용이하다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함께 자신이 보다 잘 아는 분야인 정보기술(IT)분야에서 혁신을 시작하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AI가 현재 실적을 이끌고 있는 반도체와 스마트폰 실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미래 혁신에 대비하면서도 현재의 호 실적을 이어갈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이라고 평가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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