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부터 코미디까지, 남배우들 스크린 장악
여름 박스오피스서 유일하게 '여배우' 활약
몇 년 전부터 남남케미(남자배우-남자배우) 조합이 스크린을 장악했다. 액션부터 코미디물까지 다양한 장르가 포진됐음에도 불구하고 그 가운데에는 항상 남남조합이 우세였다. 이런 가운데 최근 여배우들이 잇따라 개봉작에서 두각을 드러내면서 ‘여풍(女風)’ 부활에 큰 영향을 끼칠지 주목되고 있다.
영화 ‘변산’의 김고은에 이어 개봉을 앞둔 ‘인랑’의 한효주까지, 이들의 새로운 변신에 영화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김고은은 극중 차진 사투리 연기까지 더하면서 청춘들로 하여금 공감과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영화 '은교(2012)로 혜성처럼 등장한 김고은은 '몬스터'(2014), '차이나타운'(2014), '협녀, 칼의 기억'(2015), '성난 변호사'(2015), '치즈인더트랩'(2016), '계춘할망'(2016), '도깨비'(2016) 등 스크린과 안방을 오가며 활약했다.
'치즈인더트랩'과 '도깨비'를 통해 대중적인 인기와 인지도를 동시에 쌓았지만 그는 “연연해하지 않는다”면서 여전히 자세를 낮췄다. 인지도가 올라간 것 뿐, 오히려 무거운 책임감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영화 ‘은교’에서 팜므파탈 매력으로 시선을 끌었던 김고은은 이번에는 ‘짝사랑녀’로 변신했다. 캐릭터를 위해 8㎏이나 살을 찌웠고 구수한 사투리는 어딘가 어리바리하다.
변산'은 무명 래퍼 학수(박정민)가 한 통의 전화를 받고 고향 변산으로 돌아가 초등학교 동창 선미(김고은)를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동주'(2016), '박열'(2017)에 이은 이준익 감독의 청춘 3부작 세 번째 이야기다. '변산'은 변방에 있는 산이라는 뜻으로, 외곽에 있는 삶의 모습을 담았다.
김고은은 선미 역을 맡아 그간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다. 차진 사투리를 맛깔나게 소화했다. "행복하게 살을 찌운 뒤 눈물의 다이어트를 했다"면서 "최대한 선미와 어울리는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김고은이 맡은 선미는 학수가 고향으로 돌아오게 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학수와 초등학교 동창으로 똑 부러지면서도 당찬 성격을 가졌다. 학수와 더불어 그려내는 앙상블은 아름다운 추억과 순수한 우정, 특유의 따뜻함까지 이준익 감독 특유의 메시지를 대변하며 영화 속으로 끌어당긴다.
매 작품 새로운 연기에 도전하는 김고은은 “작품 속에 있는 캐릭터를 연기해야 하는 직업이 배우”라면서 “두려움을 가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남다른 연기관을 전하기도 했다.
또 한 명의 여풍을 일으킬 한효주 역시 신작에서의 변신이 기대되는 배우다. 한효주는 영화 ‘인랑’에서 감정의 파노라마를 담아내며 또 하나의 필모그래피를 완성할 예정이다.
한효주는 2003년 미스 빙그레 선발대회를 통해 데뷔, 2005년 MBC '논스톱5', 영화 '봄의 왈츠' '아주 특별한 손님' '광해: 왕이 된 남자' '반창꼬', 드라마 '일지매' '찬란한 유산' '동이' 등에 출연하며 미모와 연기력을 겸비한 배우로 인정받고 있다.
영화 ‘인랑’에서 한효주는 최정예 특기대원 임중경(강동원)의 마음을 흔드는 이윤희 역을 맡았다. 이윤희는 통일선포 후 닥친 경제 위기로 사업에 실패하고 죽은 아빠가 물려준 작은 책방을 하며 혼자 살고 있는 인물. 빨간망토 소녀의 언니로, 동생의 유품을 건네주기 위해 찾아온 임중경과 처음 마주하고, 자신과 닮은 외로움을 가진 듯한 그에게 끌리는 묘한 심적 연기를 표현한다.
갈등하고 동요하는 이윤희를 입체적인 감정의 파노라마로 스크린에 구현해낸 한효주는 "혼돈의 시기에 어떻게든 살아남아야겠다는 생존 의지를 가졌다"며 "복합적인 감정을 가진 캐릭터로 매 순간 그 장면에서 날 것의 느낌을 담아내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연출을 맡은 김지운 감독은 "한효주는 워낙 안정되고 디테일한 표현에 능숙한 연기자"라며 "이해력이 진짜 빠른 배우"라면서 "다른 전작들에서도 훌륭한 연기를 보여줬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또 다른 한효주의 모습, 한효주의 진가가 드러날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밝혀 기대를 높였다.
동명 일본 애니메이션을 실사판으로 각색한 영화 '인랑'은 남북한이 통일 준비 5개년 계획을 선포한 뒤 반통일 무장테러단체 '섹트'가 등장한 2029년을 배경으로 했다. 경찰조직 특기대와 정보기관인 공안부를 중심으로 한 절대 권력기관 간의 숨 막히는 대결 속 늑대로 불리는 인간병기 인랑의 활약을 그린 이야기다. '밀정'(2016), '악마를 보았다'(2010),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등을 만든 김지운 감독이 연출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