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에도 시중은행들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일리안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에도 시중은행들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기는 커녕 적잖은 속도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요 4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일년 사이 26조원 넘게 급증했다. 경기 침체와 금리 상승이 가속화되면 대출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올 상반기 가계대출 잔액은 446조178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419조9850억원)보다 26조1930억원 증가했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이 이 기간 가계대출 잔액이 가장 크게 불어났다.
지난 6월 말 123조4000억원이였던 KB국민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올 6월 말 133조7000억원으로 10조3000억원 뛰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93조2660억원에서 101조7200억원으로 8조4540억원 증가했고, 우리은행도 104조2350억원에서 108조820억원으로 3조9470억원 늘었다.
KEB하나은행 역시 3조5920억원어치 가계대출을 늘렸다.
반면 이 기간 이들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392조4300억원으로 418조3060억원으로 25조876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들의 약발이 전혀 먹혀들지 않는 모습이다.
정부는 지난해 6월 일부 과열지구를 조정 대상지역으로 지정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10%씩 낮춰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6·19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이어 8월 2일 발표된 부동산 대책에서는 서울 전 지역과 경기 과천·세종시를 투기과열지구로, 강남4구 등 서울 11개구를 투기지역으로 지정해 이미 지정한 조정대상지역과 함께 3중망의 투기제한구역을 설정했다.
또한 10월에는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꺼내들었다. 추가적으로 중도금 대출한도와 보증한도를 낮춰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신DTI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단계적으로 도입합으로써 대출 문턱을 한층 높였다.
일각에서는 가계대출이 부실화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최근 주요국의 본격적인 통화 긴축, 글로벌 무역분쟁, 미국의 금리인상 지속 등으로 세계 경제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계의 부채비율이 더 늘어나고 있는 점도 문제다. 지난 25일 금융감독원의 국회 정무이원회 업무보고 자료에 따르면 국내 가계의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159.8%로 2016년 말 153.4%에 비해 6.4%포인트 늘었다. 번돈에 비해 더 많은 빚을 지게 됐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단기간에 대출금리가 오르거나 주택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질 경우 차주의 채무상환능력 악화, 가계의 주거불안, 금융회사 건전성 저하 등이 나타날 우려가 있다”며 “금리상승 등 충격 발생시 가계와 은행들의 복원력을 높이는 제도를 정비하고 고정금리 대출 확대 등을 적극 검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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