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시범사업을 끝으로 중단됐던 교육비 카드납 제도가 올 하반기부터 재개된다. 우여곡절 끝에 총 5개 카드사가 참여를 결정하면서 올 2학기 고등학교를 시작으로 내년부터 전국 초·중·고교 교육비에 대한 카드납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카드사들은 각자의 셈법에 따라 분주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30일 관련 업계와 교육부에 따르면 NH농협·신한·KB국민·BC·우리카드 등 5개 카드사가 교육비 카드납 서비스를 시행한다. 이를 통해 입학금과 수업료, 학교운영비, 급식비, 방과후 활동비 등 교육비 전반에 대한 자동납부가 가능해질 예정으로, 현재 이들 카드사들은 온라인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내 자동납부 서비스 페이지를 개설하는 등 내부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협상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던 수수료 문제는 학생 수와 학교급에 따라 수수료율을 차등 적용하는 월정액제를 적용하기로 최종 의견을 모았다. 특히 개별 학교와 여러 카드사가 동시에 가맹점 계약을 맺을 경우에는 그 비중에 따라 수수료를 나눠갖는 방식이다.
일례로 학생 수 400명 가량의 중학교에서 부담하게 될 교육비 카드납 수수료는 총 1만원으로 학교에서는 여러 카드사와 계약을 맺더라도 이 비용만 부담하면 된다. 반면 카드사들은 1곳이 됐던, 4곳이 됐든 1만원을 서로 나눠야 하는 상황이어서 학부모들의 교육비 카드납 비중이 높을수록 개별사들이 가져가는 비용은 낮아지는 구조다.
참여사들은 이번 카드납 서비스를 통해 생각처럼 크게 손해를 보지는 않을 수도 기대하는 입장이다. 교육비 카드납 서비스에 참여하는 한 카드사 관계자는 “(월정액제도에 따른 수익률을) 가맹점 수수료 식으로 환산을 해보면 영세가맹점 수수료보다 약간 상회하는 정도로 추정된다고 알고 있다”며 “아시다시피 영세가맹점에서도 사실상 카드사에게 이익이 나는 구조는 아닌 만큼 무조건 손해가 된다고 미리부터 단정할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일단 지켜보는 게 맞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은행계 카드사들은 이같은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으면 당장 은행 창구에서부터 민원에 시달리기 때문에 아무래도 그에 대한 영향도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고객 편의성 증대 측면에서 참여한 부분도 있고 지금 당장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고객 락인(lock-in) 효과를 노린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서비스에 참여하지 않는 나머지 카드사(삼성, 현대, 하나, 롯데카드)들은 이같은 정액제방식을 통한 카드납 사업 참여에 불만을 내비치고 있다. 당초 교육비 카드납 협상 난항의 주요 근거로여겨졌던 여신전문금융업법 상 가맹점 수수료 산정 원칙이 적용되지 않고 할인된 수수료로 책정돼 당장의 손해 뿐 아니라 향후 수수료 체계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비참여사들은 교육부가 앞서 제시한 수수료율과 비교해 높은 0.8%~1%대 수수료율을 제시했다 협상이 결렬돼 사실상 불참을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오는 2학기부터 전국 고등학교에 대한 교육비 카드납 서비스가 시행되더라도 삼성카드와 현대카드, 하나카드, 롯데카드(BC 제휴카드 제외)로는 교육비 자동납부 결제가 불가능하다.
다만 교육비 카드납 서비스 시행에 따른 효과 분석에 따라 교육비 카드납 서비스의 카드사들의 추가 참여 혹은 혹은 축소 재편은 충분히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 내 전망이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아직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서비스 시행에 따라 고객들이 어떤 카드로 교육비를 납부하고 이를 통해 어떤 결제 효과가 나타나는지 그 어느 때보다 세심한 분석이 이뤄지게 될 것"이라며 "수수료 측면에서 큰 기대효과는 없더라도 점유율 부분이나 주력카드로서의 확대 가능성이 나타난다면 비참여사들 역시 관심을 가질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굳이 참여할 여지가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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