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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계, 해외시장도 막막…경기침체‧규제‧사드 삼각파도에 휘청


입력 2018.08.03 06:00 수정 2018.08.03 11:36        최승근 기자

해외 신규 매장 늘었지만 평균 매출액은 전년비 84% 급감

규제 강화, 최저임금 인상 등 경영 환경 악화…지난해 자영업 폐업률 87.9% 역대 최고

태국 방콕에 있는 미스터피자 스트리트몰점 전경. ⓒMPK

외식업계가 정체된 내수 시장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렸지만 이마저도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진출을 시도하는 기업이 늘고 현지 매장도 증가하는 추세지만, 매출 비중이 높은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다. 국내에서는 경기침체와 규제, 인건비 증가로, 해외에서는 사드 여파로 인해 외식기업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최근 발표한 ‘2017년 외식기업 해외진출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진출이 확인된 국내 외식기업체는 193개, 매장 수는 6001개로 집계됐다. 업체 수는 전년 188개 대비 2.7%, 매장 수는 5476개 대비 9.6% 증가한 수준으로 국내 외식기업의 10.3%가 해외진출에 나선 셈이다.

지난해 기준 해외매장이 200곳이 넘는 브랜드로는 델리만쥬(869개), 카페베네(489개), 레드망고(300개), 파리바게뜨(293개), 뚜레쥬르(281개), 롯데리아(257개), 미스터피자(138개), 투다리(147개), 비비큐(137개) 등이 있다.

활로를 찾아 해외로 눈을 돌리는 외식기업들이 늘고 있지만 현지에서의 상황은 녹록치 않다. 외식기업의 해외 점포 연평균 매출액은 약 5억9000만원으로 전년도 37억원 대비 84.1% 급감했다. 1년 새 매출액이 6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지난해 매출이 감소한 가장 큰 원인은 중국 시장의 부진이다. 중국은 전체 해외진출 매장의 49.0%를 차지하는데 지난해 사드 여파로 외식업체들도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해외진출 기업의 절반가량이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현지에 진출해 직접 투자에 비해 투자금 손실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매출이 크게 꺾이면서 신규 매장을 오픈하는 데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다만 한국 드라마나 K-POP 등 한류 붐이 확산되고 있는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미얀마 등 동남아 지역에서는 여전히 현지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롯데리아 베트남 찐흥다오점.ⓒ롯데리아

사드로 꺾인 해외시장에 더해 국내에서도 경영환경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실업률와 취업률, 기업 체감 경기 등 각종 경제지표가 연일 최악을 나타내는 가운데 소비심리로 꽁꽁 얼어붙으면서 외식업 전반에 걸쳐 장기 침체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2분기 '외식산업 경기전망지수'는 68.98로 1분기 69.45보다 0.47p 하락했다. 올해 2분기 월드컵 특수를 기대했지만 치킨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오히려 경기가 더 악화됐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여기에 올해부터 큰 폭으로 인상된 최저임금 여파가 더해지면서 프랜차이즈를 비롯해 일반 식당 등 자영업자들의 폐업률도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자영업 폐업률은 87.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6년보다 10.2%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내수 침체 및 외식업계 포화 상태가 장기화되면서 한류붐이 일고 있는 동남아를 중심으로 해외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해외진출 초기에는 투자가 많이 필요한 만큼 내수 시장에서의 수익이 어느 정도 뒷받침 돼야 가능하다. 하지만 내수 시장 부진도 겹치면서 내수와 해외사업 모두 애를 먹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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