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9·2 전당대회서 27.02% 득표…당대표 선출
安心 전폭적 결집 힘입어 하태경·이준석 따돌려
바른미래당에 野性 입히며 문재인정부와 각 세워갈 듯
9·2전당대회서 27.02% 득표…당대표 선출
安心 전폭적 결집 힘입어 하태경·이준석 따돌려
바른미래당에 野性입히며 文정부와 각 세워갈 듯
'대세론'은 흔들리지 않았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상임고문이 이변없이 9·2 전당대회에서 신임 당대표로 선출됐다.
손 대표는 2일 오후 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전당대회에서 득표율 27.02%로 압승을 거뒀다. 당권을 경쟁했던 하태경 의원(22.86%), 이준석 후보(19.34%)를 상당한 격차로 따돌렸다.
이날 손 대표의 선출은 이미 예상된 결과였다는 평이다. 손 대표는 지난달 8일 출마를 선언한 직후부터 '대세론'을 내세워왔다.
출마 직후부터 하태경·이준석 등 경쟁 후보들이 "올드보이"라고 견제구를 던졌으며 권역 순회 토론회에서는 집중적으로 협공을 당했다. 경선 막판에는 '손학규 불가론'이 확산되고 있다는 주장에 예비경선 여론조사 조작 주장까지 터져 나오며 혼탁 양상이 펼쳐졌지만 대세에는 영향이 없었다.
무엇보다 이날 전당대회에서 손 대표가 얻은 득표율 27.02%는 이른바 '안심(安心·안철수 전 대표의 의중)'이 전폭적으로 결집한 뜻으로 분석된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이미 "더 이상의 '안심' 논란은 의미가 없다"며 "'안심'은 이미 손학규 후보로 정해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손 대표 본인도 "안철수 지지하는 분들이 손학규 지지하는 것은 맞는 모양"이라며 "('안심' 논란은) 안철수 지지를 받고 싶은데, 안철수 지지자들이 자기를 지지해 주지 않으니 하는 말들"이라고 받아넘겼다.
이처럼 이번 전당대회에서 손 대표는 전폭적으로 결집한 '안심'의 도움을 받았지만, 당대표로서 향후 행보에서는 바른미래당에 자신만의 색깔을 입혀가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가 원내정당의 당대표로 복귀한 것은 지난 2011년 민주당 대표에서 물러난 뒤 7년만의 일이다. 지난 1993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집권여당 민주자유당에 입당해 정계에 입문했지만, 25년 정치역정 중 야당 생활이 20년일 정도로 그에게는 야당이 익숙하다.
손 대표는 지난 2008년 정권교체 직후 민주통합당 대표를 맡았을 때, 한나라당의 정부조직법 강행 처리 입장에 맞서 "국가의 미래를 놓고 여론을 선동하는 새 정부의 위세에 눌려서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포기하지 않겠다"며 "마치 전봇대 뽑듯이 일방적으로 강요해서 통과시키겠다는 것은 오만과 독선"이라고 일갈했다.
직전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불산단 전봇대 문제를 지적하자, 관계기관에서 일사천리 식으로 이를 뽑아버린 것에 빗대 촌철살인(寸鐵殺人)의 일침을 날린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마치 전봇대 뽑듯이' 중단없는 적폐청산을 강조한 이튿날 야당 대표가 된 손 대표가 현 정권과 날카롭게 각을 세워가면서 바른미래당에 야성(野性)을 입혀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로 71세가 된 손 대표에게 사실상 마지막 대선이 될 2022년 대선에의 가능성은 그에 달려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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