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낸드 경쟁력+실적 개선' 두 마리 토끼 잡나
M15 공장 준공으로 낸드 대규모 양산 체제 마련
점유율 확대와 함께 D램 편중 실적 개선 이뤄질지 주목
M15 공장 준공으로 낸드 대규모 양산 체제 마련
점유율 확대와 함께 D램 편중 실적 개선 이뤄질지 주목
SK하이닉스가 총 20조원을 투자해 건설한 낸드플래시 전용 반도체 공장이 준공하면서 D램에 비해 약한 낸드 경쟁력 향상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이를 통해 지나치게 D램에 편중된 실적 구조도 개선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4일 준공식을 개최한 충북 청주 M15 공장이 내년 초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회사의 낸드플래시 경쟁력 향상에 어느 정도 기여할지가 주목되고 있다.
낸드플래시는 D램과 달리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를 기억하는 비휘발성 메모리반도체로,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임베디드멀티미디어카드(eMMC)를 비롯, 차세대 저장장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와 기업용 서버 등으로 수요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기초공사에서부터 장비 입고까지 총 20조원이 투입되는 M15의 건축면적은 축구장 8개 크기인 6만㎡(1만8000평, 길이 339m, 폭 172m, 높이 71m)로 복층으로 구성된 클린룸에서는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게 된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72단 3D 낸드플래시 제품이 내년 상반기부터 양산되는 가운데 현재 개발 중인 96단 제품도 향후 이 공장에서 생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비 반입과 입고 후 세팅에 필요한 시간을 감안하면 M15 공장은 내년 초부터 본격 가동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열세인 낸드플래시 경쟁력 향상과 함께 D램에 편중된 실적 구조 개선이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지난 2분기말 기준 10.6%로 삼성전자·도시바·웨스턴디지털(WD)·마이크론 등에 이어 5위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등과 3강을 이루고 있는 D램 시장(2위)에서의 경쟁력과는 온도차가 나는 셈이다.
다만 30%대 점유율을 견고하게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2위인 도시바(19.3%)와의 격차가 한 자리수여서 경쟁력 향상 여하에 따라 충분히 따라 잡을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 이 때문에 이번 M15 공장 준공을 계기로 회사가 낸드플래시 경쟁력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상당히 중요한 관건으로 꼽힌다.
이는 곧 D램에 편중된 SK하이닉스의 실적 구조 취약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과도 연결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연간 매출 30조1094억원 중 4분의 3이 넘는 약 23조원이 D램에서 발생했고 영업이익(13조7213억원)은 90% 이상이 D램에서 나왔다. 지난해 매출·영업이익·순이익 등 모든 부분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D램 편중이라는 그림자는 지우지 못한 것이다.
D램의 시황 악화가 곧바로 회사 전체 실적 하락으로 연결될 수 있는 만큼 낸드플래시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상황인 것이다.
이번 M15 공장 준공으로 낸드플래시 경쟁력 향상의 계기를 마련했지만 변수도 있다. 최근 낸드플래시가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낸드플래시 범용 제품인 128Gb 멀티레벨셀(MLC)의 고정거래가격이 전달보다 3.8% 떨어진 5.0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7월 5.27달러로 전월 대비 5.89% 감소한데 이어 2달 만에 다시 하락한 것으로 4분기부터는 본격적인 하락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SK하이닉스도 다른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제품 생산 비중을 범용 제품보다는 프리미엄 제품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가격 하락의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는 상황이다. 최근 시장에서는 트리플레벨셀(TLC)과 72단 3D 낸드 등 고부가가치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상대적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공장 가동이 본격화돼 고부가 제품 출하량 확대와 수율 증가가 맞물리면 생산 비용 등 원가 절감을 통한 수익성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와함께 삼성전자·도시바·WD 등이 양산에 착수한 96단 3D 낸드 제품 등 프리미엄 제품 기술 개발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낸드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뒤처진 SK하이닉스로서는 이번 M15 공장 준공을 계기로 승부수를 띄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생산력 확대와 기술 개발이 동시에 이뤄지는 가운데 시장 수요에 맞춘 전략 운용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점유율 상승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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