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불가’ 기성용, 벌써 걱정인 아시안컵 이후
은퇴 앞두고 변함없는 존재감 떨쳐
아시안컵 이후 대체자 마련 시급
은퇴를 바라보고 있는 선수가 너무 잘한다면 이를 바라보는 감독과 팬들의 심정은 어떨까. 바로 한국 축구의 대체불가자원 기성용 얘기다.
A매치 출전이 벌써 100경기를 훌쩍 넘겼지만 기성용은 여전히 한국 축구의 중심이다. 감독이 바뀌어도 변함이 없다.
기성용은 지난 16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0위 파나마와의 평가전에서 선발로 나와 존재감을 과시했다.
벤투 감독이 우루과이전과 비교했을 때 선발 명단에 5명이나 변화를 줬고, 정우영도 제외했지만 기성용만큼은 계속 자리를 지켰다.
이날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기성용은 볼터치와 볼 차단에서 압도적 1위를 기록하며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됐다.
기성용의 존재감은 남달랐다. 후방에서는 중앙수비수인 김민재와 김영권 사이에서 빌드업을 도맡았다. 넓은 시야와 정확한 킥력에서 나오는 롱킥은 관중들의 함성을 자아내기 충분했고, 수비에서는 몸을 던지는 투혼을 발휘하기도 했다.
그의 역할은 수비에만 한정되지 않았다. 공격이 풀리지 않을 시에는 전방까지 깊숙이 가담해 상대에 위협을 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기성용이 국가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설날도 이제 많이 남지 않았다.
지난 러시아 월드컵 이후 은퇴를 암시했었던 기성용은 새로 지휘봉을 잡은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고 아시안컵까지 은퇴를 잠정 연기한 상황이다.
문제는 아직까지 한국축구에 기성용의 뒤를 이을 만한 후계자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파나마전을 통해 황인범이 가능성을 보였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어 보이고, 스페인에서 활약하고 있는 유망주 이강인은 아직 어리다. 여기에 3차례의 월드컵과 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한 경험과 관록은 하루아침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한국 축구는 여전히 기성용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언제까지 그에게만 의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베테랑이 돼서도 월드클래스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기성용의 활약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그의 존재감을 쉽게 떨쳐내기란 쉽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벌써부터 아시안컵 이후가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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