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랭코프 너무 믿었나?’ 실패로 끝난 김태형 스몰볼
경기 초중반부터 희생번트 지시하며 작전야구 구사
견고했던 후랭코프 길게 끌고 간 것이 패인
홈런군단 SK를 맞아 경기 초반부터 스몰볼을 구사했던 두산 김태형 감독의 선택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두산은 1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SK에 1-4로 패했다.
전날 정수빈의 극적인 역전 투런포로 역전승을 거둔 두산은 시리즈 전적서 다시 2승 3패로 밀리게 됐다.
출발은 두산이 좋았다.
두산은 3회 1사 이후 정진호의 선제 솔로 홈런으로 먼저 앞서나갔다. 마운드 위에서는 선발 투수 후랭코프가 선제 득점을 지원받자 곧바로 세 타자 연속 삼진을 잡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2차전 선발로 나와 승리까지 챙겼던 후랭코프는 이날도 초반부터 압도적인 구위로 SK 타자들을 돌려세웠다.
그래서 일까. 김태형 감독은 다소 이른 시점부터 주자가 나가면 후속 타자에게 철저하게 희생번트를 지시하며 한점이라도 추가점을 뽑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이었다.
4회 김태형 감독은 선두타자 양의지가 좌전 안타로 출루에 성공하자 박건우에게 곧바로 희생번트를 지시했다. 하지만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는 실패했다.
두산은 5회 선두타자 허경민이 또 다시 중전 안타로 출루에 성공했고, 전날 결승 홈런의 주인공 정수빈도 역시 초구부터 희생번트를 시도했다. 그러나 정수빈은 2번의 번트 기회를 모두 놓쳤고, 결국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남겼다. 끝내 두산은 5회에도 선두 타자를 내보내고도 득점에 실패했다.
그 사이 선발 후랭코프의 구위도 점점 떨어지기 시작했다. 후랭코프는 6회까지 3피안타 무실점으로 잘 버텼지만 7회 찾아온 위기를 넘지 못했다.
선두 타자 정의윤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한 후랭코프는 1사 이후 김성현에게 큼지막한 타구를 허용하며 결국 동점을 내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비 실책까지 겹치면서 김성현에게 3루를 밟게 했다.
결국 후랭코프는 마운드를 내려오고 말았다. 구원 등판한 이영하가 김강민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주면서 후랭코프의 실점이 늘어났다.
후랭코프의 구위를 믿었던 두산 벤치는 추가점만 내면 승산이 있었을 것이라 판단한 듯 다소 이른 시점부터 스몰볼을 구사했지만 이닝 후반으로 갈수록 구위가 떨어지는 점을 미처 고려하지 못한 듯 보였다.
실제 후랭코프는 올해 정규시즌서 평균 5.1이닝 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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